카르마 카지노

“후판 가격 얼마나 오를까?”…철강업계, 조선 3사와 협상 돌입

지난해 5월부터 철광석 가격 지속 상승…하반기에도 인상 불가피할 듯 상반기 톤당 10만원 인상해 85만원 합의…인상폭 놓고 줄다리기 전망

2021-07-01     박현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사진=현대제철]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철강업계가 조선 3사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자재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조선 3사는 선박 제조원가 부담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인상폭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 협상에서는 톤당 10만원 인상으로 85만원에 합의를 이뤄냈지만, 이번 하반기에는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철광석 가격 지속 상승…5월 12일 톤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9일 톤당 218.6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4일 165.29달러와 비교해 볼 때 무려 50달러 이상 인상된 수준이다. 지난 5월 12일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후 최근까지 210~22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철광석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는 가운데 그간 얼어붙었던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주요 국가들이 경기 부양책을 펼치면서 철강제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국 정부가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자국 내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며 철강 생산 감축에 니선 데다 자국 기업의 철강제품 수출 시 세금을 환급하던 ‘수출 증치세’를 중단한 조치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각각 세계 1위 철강 생산국과 철광석 생산국의 지위를 지닌 중국과 호주, 양국 관계가 악화된 사실도 철광석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지금까지 중국은 철광석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호주에 의존해 왔지만, 최근 호주와 전략 경제대화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철광석 수입 전면 중단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호주로부터 7.13억톤(철광석 수입 총량의 약 60%)의 철광석을 수입한 바 있다.

◇가격 인상 적정선 놓고 진통 이어질 듯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자재가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형성돼 하반기 후판 가격을 적정선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상반기 협상에서 조선업계의 고충을 감안해 당초보다 인상폭을 낮춰 합의했던 만큼 이번에는 제반 여건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포스코가 최근 후판 가격을 조선 3사에 톤당 115만원으로 제시했지만, 해당 조선업체들은 일단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만큼, 조선업계도 이번 후판 가격 인상과 관련한 철강업계의 입장을 적절히 수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선 3사를 포함한 조선업계는 지난 4월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후판 가격을 인상한 만큼 선가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며, 후판 자체가 선박 제조원가의 20%가량을 점유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가격 인상 시 원가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올해 선박 수주가 호조를 띄고 있지만, 영업이익 등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1년 반~2년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는 주장이다. 업종 특성상 선박 수주물량이 증가하더라도 건조 기간 소요로 실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그만한 기간이 걸리는 데 비해 후판 가격 상승은 바로 건조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조선업계는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이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주 호황 추세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수년간의 수주 가뭄에서 탈피해 이제부터 실적을 개선해 나가려는 시점에 달갑지 않은 변수가 출현한 셈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하반기 협상은 지난 상반기 일정부분 후판 가격 인상안에 합의한 바를 철강업계가 충분히 고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후판 가격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격 적정선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