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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뉴스초대석] “전기차 늘리려면 피부 와닿는 인센티브 줘야”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 인터뷰 EV 전용차선·거주자 주차 우선 배정 등 파격 제안 산업계 정책·현장 경험 살려 현실적 방안 적극 지원 2025 서울모빌리티쇼 30주년 맞아 즐길거리 확대

2024-05-08     노해리 기자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 [사진=KAMA]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전기차 늘리려면 친환경차 전용차선을 만들고, 거주자 주차 배정 시 친환경차 우선순위 부여 등 파격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인센티브를 쥐어줘야 합니다.”

전기차 판매 둔화에 대응하는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의 제안은 파격적이다. 최근엔 고속도로 전용차선 전기차 진입 허용을 경찰청에 직접 건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8일 강남훈 KAMA 회장에게 현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과 중장기적 발전 방안에 대해 직접 물었다. 예상대로 산업 분야의 전문가 강남훈 회장은 앞으로의 화두를 ‘전기차 전환’으로 봤다. 그런데 그 답변이 의외로 구체적이고 명확했다. 강 회장은 산업적 시각보단 소비자 피부에 와닿는 지원책이 더 절실하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전기차주가 아닌 입장에선 다소 껄끄러울 수도 있으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기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완성차업계 입장에선 현시점은 거의 막다른 골목이나 마찬가지. 강남훈 회장은 “전기차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 2030년 420만대의 정부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국내 제작사의 전기차 투자 부담만 증가할 뿐”이라며 “일시적으로 전기차 전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강 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약진 속에서 누가 더 경쟁력 있는 차를 만드느냐도 판매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며 그 예로 중국을 꼽았다. 그는 “중국 정보는 2009년부터 14년간 총 1600억위안(약 29조50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투입, BYD는 1조3000억원의 혜택을 받아 글로벌 톱 기업으로 급성장했다”며 “세계 무대에서 경쟁업체와 맞서려면 획기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같은 거침없는 제안은 현장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해 온 그간의 이력을 들으면 좀더 이해가 쉬워진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장, 지식경제부 에너지정책관, 대통령 지식경제비서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등을 거치며 산업과 에너지 업계 전반을 아우른 강 회장은 현실성 있는 정책 반영에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이후 KAMA 회장으로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를 ‘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이 일고 있는 중요한 시기로 판단한 그는 국내 모빌리티의 글로벌 입지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도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경영 가치를 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안전, 환경, 통상, 세제 등 각 분야 현안에 대한 개선방안과 미래차 생태계 구축, 투자확대 지원, 미래차특별법 조속 제정 등 미래차 전환기에서 업계가 겪는 애로 해소를 위해 정책 건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협회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3월 정부는 미래차 등 6대 산업에 대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고, 2조원 이상을 투입해 핵심 기술 개발, 미래차 융합인력 3만명 양성, 부품산업 전환 지원을 위한 미래차 특별법 제정, 노동규제 글로벌 스탠더드화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제시했다.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 수소전기차 등 미래형 이동수단이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됐고, 업계는 최대 25%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며 2026년까지 95조 이상 국내 전기차와 미래차 생산시설에 대폭 투자할 수 있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12월엔 미래차 부품산업의 전환촉진 및 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한편 내년 4월 열리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대해선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남훈 회장은 “완성차 기업의 참여가 많이 줄어들어 변화하는 트렌드를 어떻게 반영해 쇼를 구성할지 고민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모빌리티쇼가 내년이면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자리인 만큼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강 회장은 “완성차를 비롯해 UAM,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모바일 기반 서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해 모빌리티산업의 융복합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강남훈 회장이 꿈꾸는 ‘미래 모빌리티’가 궁금해졌다. 그는 “이동수단을 넘은 산업 융복합 서비스”라는 답을 내놨다.

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의 주요 트렌드는 전동화, 연결성, 자율화, 공유경제”라며 “국내서 이 같은 미래 모빌리티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국내 경쟁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미래차 산업의 주축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에 KAMA가 힘을 보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남훈 회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서울대 행정대학원·미시간대학교 대학원(경제학 박사)을 졸업 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장, 지식경제부 에너지정책관, 대통령 지식경제비서관 등을 거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