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 카지노

[e사람] 김근호 리코 대표 “쓰레기는 ‘자원’·‘돈’이자 미래 먹거리”

공급자·수요자 연결해 자원 낭비 최소화···비효율 개선 폐기물 시장의 디지털 전환 필요···지속가능한 사회 구축 배출자·운반자·처리자 정보 접근할 수 있는 솔루션 필요 불투명하고 낙후한 폐기물 시장 새로운 가치 제공할 것

2024-05-14     주다솔 기자
김근호 리코 대표. [사진=리코]

[이뉴스투데이 주다솔 기자]  “쓰레기는 ‘돈’이자 ‘미래 먹거리’다. 언젠가는 모든 사람이 쓰레기를 ‘자원’으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으로 친환경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과 지자체 등은 앞다퉈 웨이스트 테크 기업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폐기물 배출자와 처리자를 연결해 주는 ‘리코’가 폐기물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폐기물 스타트 업체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리코의 김근호 대표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창업을 시작했다. 고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갔던 김 대표는 미국 생활 중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느꼈다. 바로 어느 도시를 가든지 항상 눈에 띄는 로고가 있던 것. 그것은 바로 ‘WM’이었다. WM은 웨이스트 매니지먼트라는 미국에서 가장 큰 폐기물 기업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폐기물 하면 떠오르는 이렇다 할 브랜드가 없다”며 “우리나라처럼 분리수거를 잘하는 나라가 없는데도 사람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서비스나 기업이 하나 없다는 게 사업적으로는 상당한 기회이자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WM보다 좀 더 디지털 친화적이고 환경임팩트를 고려하는 폐기물 종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김 대표. 동남아 지역과 북미지역을 관심있게 보며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래는 김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김근호 리코 대표. [사진=리코]

Q. 폐기물에 대한 평소 생각이 궁금하다. 폐기물에 대한 자신의 철학은.

A.리코의 사명은 ‘Resource (자원) Connector (연결고리)’의 줄임말로 폐기물 시장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명이 ‘Waste Connector’도 ‘Recycle Connector’도 아닌 ‘Resource Connector’인 것을 보면 알겠지만 저를 포함해 구성원들은 쓰레기를 ‘자원’, ‘돈’,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는 모든 사람이 쓰레기를 자원으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양질의 Recyclable 폐기물 Feedstock 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Q. 최근 폐기물 관련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리코만의 차별점은.

A.  리코의 대표 서비스 ‘업박스’는 ‘Upcycling Box’를 뜻한다. 업박스에서 수거한 폐기물들은 낭비하지 않고 최대한 자원화해 환경임팩트를 최소화 한다는 포부를 담았다. 업박스의 핵심 가치는 ‘투명성’과 ‘신뢰’다.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약속한 날에 반드시 수거하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폐기물의 수거 이력, 배출량, 비용 등을 모두 업박스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고 있다.

Q. B2C로 진출할 계획이 있는지.

A. 전체 폐기물 시장 규모는 25조원 수준이다. 이 중 B2B 시장은 약 17조원으로 약 70% 정도다. B2C라고 불리는 공공영역(지자체 관리) 30% 정도를 차지한다.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사업장 폐기물 시장(B2B)에서 아직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당장은 B2C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

Q. 리코의 궁극적 목표는.

A. 리코는 불투명하고 낙후한 폐기물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자 한다. 고객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어떤 폐기물이든 문제없이 체계적으로 자원화하고 폐기물 산업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 ‘폐기물 관리의 기준이 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Q. 최근 투자를 많이 받고 있는데 투자사들이 리코의 어떤 점이 매력적인지. 

A. 현재 폐기물 시장은 전통적이고 폐쇄적인 시장에서 미래 자원시장으로 개화되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리코는 실체가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다양한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그 결과 매년 의미 있는 마일스톤을 달성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만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지켜봐 주시는 투자사들이 많은 것 같다.

투자사 중 한 곳은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 전에 본 적 없는 폐기물 관리 서비스라며 극찬에 가까운 피드백을 받고, 투자 결정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는 코멘트를 들었던 적 있다. 결국 폐기물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인정해준 것 같다.

Q. 현 폐기물 업계서 가장 필요한 점은 무엇이며, 정부에 요청할 가장 중요한 사안이 있다면.

A. 사회 전반적으로는 폐기물 시장의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노후하고 비효율적인 시장에 데이터‧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해 배출자, 운반자, 처리자 모두가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도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최근에 폐기물로 분류했던 것들 중 자원으로 분류하는 사례가 있다. 폐기물이라는 틀 안에 있을 때는 제약이 많은데 정부 차원에서 순환자원 인정 제도 같은 것들을 활성화한다면 훨씬 더 자원순환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폐기물을 자원으로 보는 저희 입장에서는 반가운 제도다. 앞으로도 이런 제도들이 더 확대되면 좋겠다.

Q. 해외 진출 계획이 있는지.

A. 당장은 아니지만 해외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분리배출도 열심히 하고 폐기물 관련 규제도 엄격한 편이다. 규제가 엄격한 시장에서 성공한 서비스라면 유연한 시장에서는 훨씬 더 확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과 북미지역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사업장 음식물류 폐기물 수거로 시작한 업박스는 지난해 플라스틱, 폐지 등 사업장 폐기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서비스 확장 후 여러 종류의 폐기물을 한 번에 위탁할 수 있는 업박스에 대한 선호도 및 만족도가 높아져 현재 4000개 이상의 고객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업장 폐기물을 배출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업박스를 믿고 폐기물을 맡길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