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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4이통, 험한 것이 튀어나왔다

2024-07-05     유은주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제4이통사의 신규사업자 진입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정부의 정책 실패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말, 제4이통사업자 선정 취소 여부를 가르는 청문을 진행한 가운데 최종 결과 발표만이 남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신규사업자가 법적 대응을 불사하더라도 정부가 밝힌 입장이 뒤엎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졸속으로 정책을 추진한 정부를 향한 비판의 시선이 뜨겁다. 통신정책의 실패라는 오명을 지울 수 없다는 목소리다. 

이미 새로 꾸려진 국회 과방위 역시 제4이통사의 주파수할당대상법인 취소 사태에 대한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무리한 사업자 선정에 따른 예견된 실패라는 견해도 나온다. 

통신업계에 오래 몸담은 이들은 왜 이렇게 정부가 제4이통에 집착을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물론 대외적으로 정부가 밝힌 제4이통의 진입과 출범에 대한 의의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고 무리해서까지 정책을 추진하려는 진짜 이유가 무엇이냐는 거다. 

정부는 통신시장의 독과점을 방지하고 건강한 통신 시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고물가와 고금리 등 서민 경제에 영향을 주는 통신요금의 인하를 위해선 ‘제4이통사’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이를 위해 과거 신규사업자를 엄격한 기준으로 사전 평가하는 허가제를 등록제로 변경하는 등 신규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또 정부 차원의 정책금융도 4000억원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미 기반을 갖춘 타 사업자와의 경쟁구도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신규사업자를 위해 다양한 차원의 지원을 고민하고 아끼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결국 실패에 이르렀고, 왜, 반드시, 이 모든 문제를 딛고 제4이통이 존재해야 하는 가에 대한 뚜렷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과연 이런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는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마저도 정책 실패란 목소리다.

전문가들이 말하듯 이미 통신시장은 레드오션이다. 더이상 가격경쟁으로 이용자를 끌어오기도 쉽지 않다. 신규사업자가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을 상대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신규사업자의 진입은 이미 통신비 인하 정책 중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알뜰폰’정책과도 배치된다. 이미 통신시장에 잘 정착한 알뜰폰 사업자들과 제도, 서비스를 벼랑으로 몰면서 제4이통을 추진해 야하는가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도 고개를 젓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제4이통이 할당받은 주파수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사업이 수익을 갖기 용이한가. 이미 통신3사가 천문학적인 투입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사업을 포기한 영역이다.

통신업계 산학연 전문가들은 오랜기간 제4이통사의 시장 진입에 대해 많은 우려를 전해왔다. 사업의 불확실성, 자본확충 가능성, 서비스 영역의 수익성 어느 하나 확실히 검증된 것이 없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로밍허용 가능여부를 놓고 또 다시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과기정통부의 법적 자문에는 스테이지엑스의 전국망 로밍이 불가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대로 된 준비없이 신규사업자 도입을 추진하고, 법률자문에 따라 후보자격을 취소하고 박탈한 뒤 뒷수습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이에 대해 해당 법률자문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고, 정부의 말만 믿고 그동안 달려왔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 이럴줄 알았지”,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죽어있는 제4이통 정책을 왜 다시금 들고 와서 무리한 추진을 했는지 의아하단 목소리다. 

정부는 제4이통정책을 반드시 추진해야만 했던 이유와 당위성에 대해 철저히 규명해야할 것이다. 이미 수차례 시도됐다 엎어진 정책을 다시금 리빌딩한다면 그에 맞는 원인과 방식이 새로 고찰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7전8기의 실패와 반복’이라는 악령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