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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한국형 자연자본 공시 체계 구축···전세계 의무화 대비”

[必환경 ESG No.1] 기후위기 대비 ·생태다양성 보존 공기업 ‘국립생태원’ 수출기업의 생존‧성장의 핵심 열쇠···“생물다양성 규제에 확실히 대응” 국립생태원, 공기관 최초 TNFD포럼 가입으로 자연규제 대응 발판 마련 생태전문성 바탕으로 ESG 협력모델 개발 등 민간기업과 상생협력 도모

2024-07-18     차시은 기자
충남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 전경.[사진=국립생태원]

코로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지구의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가중되고 있다. 인간의 이기(利器)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고 불가항력적 바이러스로 인간성이 파괴되는 것을 더 이상 두고볼 수는 없다. 이제 ‘친환경’이라는 명제는 선택의 아니라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그린슈머’라는 친환경·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착한소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기업들은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과 동행하며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소외 계층을 돌보는 ‘착한 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에 이뉴스투데이는 ‘必환경ESG NO.1’이라는 기획특집을 마련, 우리의 다음 세대까지 보호하고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친환경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이뉴스투데이 차시은 기자] 유럽연합(EU)이 오는 2026년 탄소국경세(CBAM)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자연자본 공시' 도입에도 속도가 붙었다.

국내 생태전문 연구기관인 국립생태원은 이같은 세계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지난해 12월 TNFD(자연관련 재무공시 협의체) 포럼에 가입해 기업의 생물다양성 경영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TNFD란 자연 손실을 방지하고 생태계 회복을 위한 글로벌 협의체로 기업의 사업·재무적 결정 시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 보존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출범했다.

국립생태원은 환경부와 함께 TNFD 권고안을 준용해 향후 국내 자연자본 공시 표준체계를 마련하고 기업 활동의 자연 의존성·영향 평가 지원을 위한 생태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생태계 서비스 생태계가 인간의 경제활동이나 다른 여타 활동에 주는 사회경제적 편익. [사진=SK에코플랜트]

◇한국 자연자본 공시기업 4곳 뿐···국립생태원 정보공시 가이드라인 구축

TNFD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자연자본 공시'는 기업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도 등을 평가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제도다.

특히 대기업·다국적기업·금융기관이 생물다양성 위험과 의존도를 평가·공개하는 등 기업 ESG경영과 밀접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전 세계 GDP 50% 이상인 44조달러가 자연 자본에 의존하고 있지만 40여년 만에 기후변화와 자연파괴로 전 세계 생물다양성이 69% 감소해 그 손실이 경제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글로벌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예측되는 글로벌 10대 위험요소로 자연자본과 관련된 것이 3, 4위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TNFD를 중심으로 자연자본에 관한 정보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작업이 진행됐고 지난해 9월 자연자본 공시에 대한 최종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에 무려 416개 기업이 2025년까지 자연 관련 정보를 공시하겠다고 선언했고 우리나라 공시 선언 기업은 4곳에 불과했다.

이에 국립생태원은 공시 의무화에 앞서 국내 생태정보 구축을 주도해 '한국형 TNFD 체계 구축'과 '정보공개 표준화'를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도순 생태원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자연 관련 평가·공시에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와 멸종 위기종 전주물꼬리풀 증식작업.[사진=효성첨단소재]

◇기업 ESG경영 장려···‘후원 인정제’ 도입

생태원은 민·관 ESG경영 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기업의 생태보전 활동을 인정하는 후원인정제를 통해 차별화된 ESG경영도 추진하고 있다. 멸종위기종 보호 활동을 펼친 기업을 발굴해 그 공로를 인정해주는 ‘후원 인정제’를 시행하고 있다.

후원 인정은 기술이전개발·공동연구·기부 등 다양한 행위를 인정하고 있어 기업의 ESG경영의 실효성과 편의성을 높인다.

이번 사업으로 생태원은 효성첨단소재와 함께 멸종위기종 전주 물꼬리풀 복원 중장기 사업을 추진했다. 전주시는 복원지역을 제공하고 효성첨단소재는 경영진의 지속적 관심과 예산 등을 지원하며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식물 전문가와 복원사업 코디네이팅을 지원하는 등 각 기관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공공기관·지자체·민간기업이 협력한 모범적인 ESG 경영 사례가 됐다.

이건종 효성첨단소재 대표이사는 “인류의 생존 문제인 생태계 복원에 전주물꼬리풀 복원사업이 힘을 보탤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생물다양성 보존 및 증진 노력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습지 복원‧쇠똥구리 방사 등 민간기업‧시민과 함께 자연복원

후원인정제 외에도 생태원은 민간기업 ESG경영을 연계한 생태복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생태원은 최근 KT&G와 협력해 경북 양양군에 위치한 ’장구메기 습지‘ 복원 공사를 추진했다.

장구메기 습지는 우수한 자연성과 주요생물 20여 종이 서식해 보전가치가 높으나 2022년 주변 도로로 인한 토사유입과 세굴 현상 등 환경파괴로 생물 서식지가 위협받았다. 복원이 완료된 장구메기 습지는 향후 관리를 위해 탐방로 개설까지 진행되 곧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립 생태원은 절멸된 소똥구리를 복원하는 성과를 시민과 나누기도 했다. 쇠똥구리는 한반도 전역에서 서식했지만 구충제와 농약의 남용 등으로 1970년대 이후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생태원은 소똥구리 복원을 위해 2019년 몽골 개체군을 국내로 반입, 인공 증식 개발에 나섰고 지난해 9월 지역주민과 모항초 학생들과 태안 해안사구에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했다.

지난 5일 국립생태원은 '2024 대한민국환경대상'에서 ESG경영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사진=국립생태원]

◇국립생태원, 2024 대한민국환경대상 ESG경영부문 수상

생태원은 생태계보전 활동을 비롯해 민관기업과 ESG협력·시민인식 제고 등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일 '19회 2024 대한민국환경대상'에서 ESG경영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생태원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실현'을 목표로 국가 차원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유지활동을 펼쳐 차별화된 ESG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한편 생태원은 국민 생태의식 확산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개발·교육자 양성·전시 개최 등의 노력도 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생태 전시공간 '에코리움'을 운영해 열대관·사막관·지중해관·온대관·극지관 등 여러 생태 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에코리움에서는 오는 10월까지 특정도서로 지정된 격렬비열도의 자연 생태계 가치를 주제로 ‘공존의 섬, 격렬비열도’ 기획전을 개최한다.

조도순 원장은 “생태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경·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국가 자연 생태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