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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사람] 네모난 태블릿에 사장님들 희망 담았다···권성택 티오더 대표

대기업 견제에도 ‘부동의 1위’ 지킨 스타트업 ‘티오더’ 설립 5년차 300명 식구 거느린 차세대 유니콘 ‘우뚝’ 점주 친화적 서비스·고도화로 ‘테이블오더’ 업계 평정 국내 넘어 글로벌로 영토 확장···美 이어 유럽도 진출

2024-07-18     고선호 기자
권성택 티오더 대표.

“티오더의 목표는 제품을 많이 팔고 알리는 게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티오더가 만든 서비스를 통해 더욱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요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가게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테이블 한 편에 설치된 네모난 태블릿이다. ‘테이블오더’라 불리는 서비스의 일종으로, 자리에서 간편하게 메뉴 주문부터 직원 호출이 가능하며, 서비스 유형에 따라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케이스도 있다.

이 테이블오더 시장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신생 분야다. 인력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체감도 높은 고객 응대와 즉각적 민원 대응을 특화로 한 서비스다.

현재 시점까지 이름을 알린 기업들은 많지만, 테이블오더 업계 자체를 대표하는 기업은 단 한 곳으로 볼 수 있다. 바로 ‘티오더’다. 최근엔 배우 남궁민을 모델로 발탁해 더 큰 유명세를 얻었다.

티오더는 회사가 차려진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한 시장을 대표하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상투적으로나마 비결을 찾자면, 점주 친화적인 정책을 꼽을만하다.

티오더가 크게 이름을 알리기 전 당시 제일 많은 고객 수를 거느리고 있던 유명 테이블오더 업체 ‘O사’가 가입점주들과 AS 및 환불, 수수료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였는데, 이로 인해 많은 점주들이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됐다. 이 과정에서 티오더는 피해 점주들을 대상으로 기기 변경과 서비스 가입을 무상으로 지원해주는 등 각종 구제책을 제공하며 사태 진화에 동참했다.

이렇듯 사장님들의 입장에서 그들과의 상생을 택한 티오더라는 서비스를 만든 창업자이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경영자, 권성택 대표를 만나봤다.

 

불편함에서 해답을 찾다

“티오더의 시작은 불편함과 아쉬움이었다. ‘이를 어떻게 더 편리하게 바꿀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기반으로 티오더 서비스를 구축하게 됐다.”

권 대표에 따르면 창업을 시작한 2019년 초기에는 사회 전반적으로 비대면 주문을 불편해하거나 선호하지않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팬데믹 돌입 이후 비대면 소통이 만연해졌고, 동시에 외식업 산업 전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테이블오더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은 관련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현재 테이블오더 시장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 통신사, 핀테크, 포스사 등 다양한 기업에서 뛰어들고 있다.

권 대표는 “테이블오더 업계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크게 바뀌게 됐다. 도입하려는 사장님들의 문의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자연스럽게 티오더의 시장 점유율도 크게 올랐고, 현재 60%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2014년 온라인 이커머스를 창업해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는 권 대표는 오프라인 사업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확신이 생기자 20대 후반 외식업에 그동안 벌어온 돈을 모두 투자하며 앞뒤 따지지 않고 도전에 나섰다. 이러한 도전의 결과물이 티오더를 탄생시킨 배경이 됐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넘어온 후 그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건비였다. 온라인 사업을 벌이면서 필요치 않았던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과 그로 인한 비용 지출 부담이 상당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때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테이블오더 서비스를 접하게 됐고, 그와 동시에 아쉬운 점도 발견했다. 당시 권 대표가 주목한 맹점은 ‘상생’이다.

그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목적이 아닌, 더 편하고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온라인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들과 구체적인 플랫폼의 형태 등 주요 내용을 태블릿 안에 담았고, 점주 친화적인 서비스와 상생을 모토로 한 기업 가치를 버무려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외식업 경영 과정에서 티오더와 같은 테이블오더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외식업계의 상황을 접하게 됐다. 편리하지만 불안을 안고 가야 하는 불편함이 공존했다. 자연스럽게 플랫폼 형태의 서비스의 필요성 느꼈고, 2019년 과감히 도전을 하게 됐다.”

권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티오더를 선택하는 이유? ‘플러스’ 아닌 ‘곱하기’

티오더 역시 시장 진출 초기만 하더라도 식당에서 메뉴 주문을 돕는 일반적인 서비스와 비슷한 양상으로 서비스를 전개했다. 그렇기에 매장에 제품을 납품하고 AS와 제품 관리를 해주는 수준의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했다. ‘티오더’라는 새로운 가치를 정립해야 할 시기였다.

이때 권 대표가 내놓은 해답은 플랫폼으로의 성장이었다.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수준에선 기존 테이블오더의 판도를 바꿀 수 없다고 느낀 그는 ODM(제조업자설계생산) 방식으로 제품 확보 루트를 바꿔 제품의 안정성을 개선하고, 업장에 들어가는 제품들의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와 함께 대다수 매장들에 들어가 있는 포스기기와의 연동성 강화를 목표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포스 시장을 빼앗겠다는 일차원적인 접근이 아니라 그들과의 공생을 택해 더 큰 연결성과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권 대표는 “티오더는 테이블오더 시장에 후발주자로 들어간 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점이 필요했다”며 “우리는 포스와의 연동성으로 기술 차별점을 두었다. 현재 티오더는 자체적으로 포스사를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30개 이상의 포스사와 연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티오더가 입점해 있는 모든 식당은 어느 포스기기를 사용하든 테이블에서 손님이 주문한 메뉴가 바로 포스로 연동할 수 있다. 티오더는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고 이는 투자로도 이어지게 됐다.

또 다른 티오더만의 강점은 태블릿 안에 탑재돼 있는 ‘앱’ 기반의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티오더는 구축에 불편함이 있더라도 ‘웹기술’ 적용에 사활을 걸었다. 타사 테이블오더 기기는 대부분 앱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차이는 소비자와 점주들의 편리함으로 다가왔다. 웹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이다 보니, 자체 오류를 극히 적은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었고 각종 문제에 실시간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특히 최근엔 AI 리뷰를 도입해 고객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데이터로 수치화하는 고도화 작업을 거쳐 분석 리포트를 점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의사소통과 매장관리까지 테이블오더 서비스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구체적인 업무 영향도와 제품의 시장성 등을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볼 수 있어 점주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한민국 1등, 이젠 글로벌 1등 ‘정조준’

티오더는 현재 미국과 스페인, 동남아 등 해외 주요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중이다. 우선 작년에 캐나다 법인 설립을 완료했고, 올해 안으로 미국 법인 설립을 앞둔 상태다.

글로벌 진출과 함께 티오더는 푸드테크 기업을 넘어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유의미한 데이터가 소실되고 있는 현재, 티오더로 주문을 하게 되면 연령별, 성별 등 주요 고객층을 파악하고 선호 메뉴 파악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AI 인프라로 매장 평가, 직원 평가, 메뉴 평가 항목을 집어넣어 매장 점주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단순 주문 서비스를 넘어 매장 경영 전반에 도움을 주는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티오더의 강점은 상세한 메뉴 설명과 메뉴 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북미 지역에는 메뉴를 주문할 시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알레르기로 인해 상세한 메뉴 설명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빼야 하는 재료도 많아 이러한 요구사항을 모두 메뉴판에 삽입함으로써 재료 추가나 빼기를 통해 더 정확한 음식 주문이 가능해진다.

또 언어 설정을 모두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다국적 문화가 공존하는 북미에서 더 큰 매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티오더는 티오더를 통해 외식업 매장 운영이 더 편해지고 쉬워지는 방향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개발해 나가려고 한다.”

권 대표의 목표는 티오더의 활약이 아닌 티오더를 쓰는 매장들이 잘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티오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아직 국내 외식업 시장에서 테이블오더 시장 점유율은 채 10%가 되지 않는다. 외국의 경우 외식업 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국내보다 더 느린 추세다. 이에 성장 가능성은 국내보다 더 유망한 시장”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어디서든 티오더를 만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그분들에게 AI를 통해 더 새롭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 한 마디

권 대표가 말한 티오더의 핵심은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먼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그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발생되는 문제를 본사가 책임지고 해결해나가는 중”이라며 “모든 제조사·납품사와 소통을 계속해가며 제품의 안정성을 높이고, 입점 매장에 대한 모니터링하는 등 보다 체감도 높은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우리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이미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긍정적인 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니, 믿음을 갖고 계속 지켜봐달라”고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