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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상 최대로 어렵다는 기업, 총수들 연봉은 ‘고공 행진’

2024-08-26     김종현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최근 상반기 기업 총수들의 연봉이 공개되면서 실적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총수들의 연봉은 여전히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상반기 보수 1위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195억원을 기록하며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조 부회장은 지주사 분할로 인해 퇴직금이 반영되면서 일시적 1위라는 점에서 사실상 2위를 차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8억원을 기록, 실질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96억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65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58억원), 구자은 LS그룹 회장(56억원) 순이었다.

문제는 기업들이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신동빈 회장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12억원을 받았다가 올해 들어 117억원을 약 4% 가량 늘었다. 하지만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최근 들어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늘어난 연봉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된다.

물론 신 회장의 경우 재벌 총수로서는 과다하게 많은 기업들의 대표이사 혹은 비등기 임원을 맡고 있다는 점은 늘 지적돼 온 바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도 7곳으로부터 급여를 받았다.

이를 두고 주주총회 등에서 국민연금이 과다 겸직에 대해 늘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는 이유다.

5대 그룹을 살펴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자 1곳만,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와 SK하이닉스 미등기 임원 딱 두 곳만 맡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LG 대표이사 한 곳만 맡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에서 대표이사를, KIA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을 뿐이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두산그룹의 경우도 앞서 산업은행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으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맡았던 계열사들을 대거 매각해 경영은 정상화됐지만 그룹 차원에서 쓸 돈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박정원 회장은 실적과는 별개로 96억원 가량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지난해 영업이익(8502억원)이 전년(5544억원)보다 증가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 측은 “3년 후 지급되는 장기성과급 ‘양도제한조건부 주식보상(RSU)’ 운영규정에 따라 ㈜두산 주식 3만4744주에 해당하는 장기성과급이 지난 5월 이사회를 통해 부여했다”면서 “지급 시점(2027년) 주가에 따라 최종 지급액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벌 총수들도 저마다의 사정은 있지만 그룹 실적과 관계없이 연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오너가가 경영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욱이 주주들 입장에서는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총수 일가의 보수만 늘어나게 되면 불만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가 얘기다.

극단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이후 올해 상반기에도 보수를 받지 않으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