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 카지노

[현장] “예산 1조 시대, 우주판 ‘경부고속도로’ 만든다”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발사체 분야 스타트업 등 성장 마중물 제공 목표 “2026년 선행 R&D 추진 등 통해 수송체계 완성” 내년 예산 ‘13.2%’ 증액 필요···국회서 적극 대응

2024-09-05     이승준 기자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업무추진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우주항공청이 우주판 ‘경부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전체 예산이 1조원 수준으로 확보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함께 드러냈다.

5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윤영빈 우주항공청 청장은 주요 정책·사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말하며 향후 우주항공청의 비전과 주력 사업을 공유했다.

그는 주요 업무추진 방향을 소개하면서 ‘우주 고속도로’를 꼽았다. 윤 청장은 “경부고속도로가 경제발전의 기틀이 됐듯이 재사용발사체 기반 ‘우주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며 “지구 저궤도 수송비용을 kg당 1000달러 이하로 달성해 우주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주 임무 확장과 지속 가능한 우주경제 성장을 위해 궤도수송선과 재진입 비행체를 개발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2026년 선행연구개발을 추진해 2030년에는 지구와 우주, 우주와 우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수송체계를 완성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수송체계 구축 일환으로 국내 기업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윤 청장은 “공공 주도의 R&D를 지원에서 벗어나 정부가 직접 공공위성 발사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업을 2027년부터 추진하겠다”며 “발사체 분야 스타트업 등 국내 우주기업 성장의 마중물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이승준 기자]

관련 예산도 27% 대폭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항공청의 예산은 올해 7598억원에서 내년 9649억원으로 27% 이상 대폭 증가했다”며 “정부 전체 예산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고 주요 R&D 예산은 같은 기간 13.2% 올랐다”고 말했다.

증액된 예산에서도 수송체계 부문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청장은 “내년 예산이 올해에 비해 2000억원 이상 증액됐는데 수송체계 부문 증액이 다른 부문보다 많이 증액됐다”며 “이외에도 달 착륙선 관련 사업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향후 전체 예산이 1조원 수준이 되도록 국회에 적극 어필할 것이라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향후 국회에서 우주항공청 예산을 논의할 때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우주항공청 전체 예산이 1조원 수준으로 확보되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윤 청장은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을 우주항공 산업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첫 번째 기적은 ‘한강’, 두 번째 기적은 반도체였다”며 “우리가 잘 살게 된 것은 반도체 영향이지만 앞으로는 반도체만으로 잘 살 수 없으며, 새 성장동력은 우주에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주항공청이 생기며 우주항공 산업을 국가주력산업으로 키우고, 향후 우주항공 시장의 10%를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숫자로 따지면 대략적으로 2045년에는 420조원에 해당할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 규모보다 큰 금액”이라고 부연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그동안 꾸준히 우려가 제기돼 왔던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학위로 말씀드리자면 박사 16%, 석사 34%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며 “특히 임무본부의 경우 박사 43%, 석사 35%로 일반부처보다 월등히 높은 비중의 전문인력을 채용했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 인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합산 인력 55명에서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110명까지 늘었다. 개청 100일을 경과한 현재 153명에 이르렀다. 우주항공청 전체 석·박사 합계 비중은 50%에 달한다. 특히 임무본부의 비중은 78%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을 확보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청장은 “본부장으로는 NASA와 백악관에서 30년의 경력을 갖춘 우주항공 분야 해외 최고의 전문가를 모셨다”면서 “차장도 정부에서 30년간 연구개발 정책을 담당한 정책전문가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기존 출연연에서 인력 유출이 발생할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중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출신 6명, 한국천문연구원 출신 2명 등 총 8명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항우연이나 천문연에서 우주항공청으로의 인력 유출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NASA에서 인재를 추가 영입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현재 임무본부에는 NASA의 경험을 가진 2명이 있다”면서 “아직 빈자리가 있기에 NASA에 계신 분을 모실 수만 있다면 당연히 모실 것이며, NASA를 비롯한 우주 경험을 가진 분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