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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막히자 신용대출 ‘광풍’···‘풍선효과’에 일평균 2.8배 폭증

5일까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 103.9조원 신용대출 4759억 늘어···나흘 만에 전월 절반 일평균 1190억↑···가계대출·주담대는 줄어 KB銀, 신용대출 한도 억제···전 은행권 확산될 듯

2024-09-06     염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이달들어 47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증가액(8494억원)의 절반이 넘는 액수가 나흘 만에 몰린 것인데,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을 높이자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월 일평균 증가액은 1189억원으로, 8월 일평균 대비 2.8배 증가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26조6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대비 1조2792억원 늘어난 규모다.

9월 들어 주말(1일)을 제외하고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일평균 3198억원씩 증가한 것으로, 지난달(20영업일·일평균 4813억원) 대비 33.6% 줄었다.

대출금리 인상,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 등 각 은행들이 대출 억제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담대 증가세는 둔화됐고, 신용대출은 폭증했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69조545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8834억원 증가했다. 

1일 평균 2209억원씩 늘어난 것으로, 지난달 일평균 증가액(4456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7월(3304억원)과 비교해도 1000억원 가량 적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및 일평균 증가액. [표=염보라 기자]

반면 신용대출 일평균 증가액은 크게 늘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9321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759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전체 증가액(8494억원)의 절반 가량이 나흘 만에 몰린 셈이다.

일평균으로 보면 8월 423억원에서 9월 1190억원으로 2.8배 폭증했다.

한 은행의 경우, 주담대 잔액은 나흘간 50억원대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은 800억원 넘게 늘었다.

이달부터 가산금리 0.75%포인트(p)를 붙이는 방식으로 주담대 한도를 제한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로 마련하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의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시 다른 대출이 없는 연소득 5000만원 차주가 30년 만기 변동금리(분할상환, 금리 4.5%)로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 한도는 3억200만원으로 확인됐다.

같은 조건으로 지난해 최대 한도는 3억2900만원이었고, 현재(스트레스 DSR 1단계)는 3억1500만원이다. 1300만~2700만원의 한도 축소가 나타난 셈이다.

만약 서울·경기·인천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고 한다면 더 높은 1.20%p 가산금리가 붙기 때문에 최대 한도는 2억8700만원으로 더 깎인다.

여기에 각 은행이 다주택자 대상 신규 취급 제한, 수도권 최장대출 기간 축소 등 빡빡한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주담대 문턱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금융권은 당분간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 증가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도 신용대출로의 풍선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추가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5대 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이달 3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1억~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한 데 이어, 9일부터는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한도에는 대출자가 다른 은행에서 빌린 신용대출 금액까지 포함할 방침이다.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이 타 은행에 3000만원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KB에서는 최대 2000만원까지만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일단 가계대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할 경우에 대비해 추가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는 개인 신용대출 소득대비대출비율(LTI) 적용 등 방안이 거론된다. 연소득의 일정 비율 내에서 신용대출 한도를 내주는 조치로, KB국민은행이 시행하는 ‘연소득 이내 한도 제한’ 조치가 이에 해당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긴 시중은행 입장에선 풍선효과가 우려스러울 것“이라면서 “신용대출 억제 조치가 은행권 전반에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