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정부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안을 올해 대비 증액해 발표했지만,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R&D 예산은 지난해보다 8.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출연연 연도별 주요사업비 자료를 근거로 25개 출연연 주요사업비 예산안이 예산 삭감 전인 2023년 대비 1013억원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주요사업비는 전체 출연연 예산에서 순수 연구개발(R&D) 활동에 쓰는 예산으로 2021년 1조823억원, 2022년 1조1242억원, 2023년 1조184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8946억원으로 줄었고, 내년 예산은 1조834억원으로 편성됐다.

2023년 대비 23개 출연연의 주요 사업비가 삭감됐다. 가장 많이 삭감된 기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2023년도 대비 1335억원 대비 110억원 줄어든 1225억원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내년도 예산은 2023년도 대비 96억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76억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73억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67억원 등 순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R&D 예산은 더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2.5%, 내년은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명목 총 R&D 예산 29.7조원의 실질 예산은 28.4조원으로 추산돼 2023년도 대비 약 1조원 가량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의원은 “국가 총 R&D 예산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2023년도 대비 삭감인데, 출연연들은 명목 R&D 예산마저 2023년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국가 출연연은 우리나라 연구개발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지만 R&D 예산 삭감의 고통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심사 시, 출연연 R&D 예산 증액을 위해 힘쓰겠다”며 “출연연들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 추가 증액을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