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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사람] “AI로 고인 만나는 시대···디지털마스크로 딥페이크 걱정도 없죠”

’‘조남웅 제이엘스탠다드 대표’ 대면 인터뷰 지난달 추모 애플리케이션 ‘소울링크’ 출시 사진·음성으로 고인 구현하고 유가족 ‘치유’ ‘디지털마스크’로 ‘딥페이크’ 오남용 방지도 “관련 서비스 최대한 취합해 ‘슈퍼앱’ 도약”

2024-09-10     이승준 기자
조남웅 제이엘스탠다드 대표가 자사 앱 소울링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인공지능(AI) 기술로 유가족들이 고인을 다시 만나고 이를 통해 치유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딥페이크가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조명되고 있는데, 이 기술을 선량하게 쓸 수 있는 기업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조남웅 제이엘스탠다드 대표는 9일 이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자사 앱 ‘소울링크’와 제반 기술을 소개했다. ‘AI 기술 기반 콘텐츠 제작’을 표방한 스타트업 제이엘스탠다드는 디지털마스크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달 고인 추모 서비스 앱 ‘소울링크’를 출시했다.

소울링크는 고인을 AI로 복원해 그리움이 가시지 않은 유가족들과의 소통을 제공하는 서비스 전면에 내세웠다. 고인의 얼굴 사진과 음성파일·대화내역 등을 입력하면 고인의 얼굴, 목소리, 말투, 기억 등을 재현한 AI 디지털 트윈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앱이다.

출시 후 약 한 달에 대한 소회로 운을 띄웠다. 그는 “만드는 과정 중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러면서 새로운 것들이 추가되거나 빠지기도 했다”며 “어찌 됐든 지난달부터 사용자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분들이 고인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톺아봤다.

이어 “고인을 그리워하던 유가족들이 소울링크라는 매개체로써 소통하면서 스스로 치유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사용자들로부터 피드백도 받으면서 감회가 새로운 기분”이라며 “단순히 수익사업을 넘어 전 국민이 정서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앱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조남웅 제이엘스탠다드 대표가 자사 앱 소울링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소울링크를 출시하기까지 부딪혀야 했던 장벽으로는 ‘정서적 거부감’이 언급됐다. 조 대표는 “일단 AI 기술 자체가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반면 AI로 고인을 추모한다는 생각 자체는 아직 일반인에게 생소하기 때문에 이를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 다음 장벽으로는 ‘합의점 도출’을 꼽았다. 조 대표는 “잠재 고객들을 설득을 하기에 앞서 외모·말투·목소리 등에 대한 실제 고인과의 유사성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영역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아서 표준화하거나 일반화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었다”고 부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합의점 도출은 고인을 그대로 구현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이를테면 유가족들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으로 고인의 모습을 재현했으나 유가족들이 보기에 고인의 인상이 날카롭게 느껴질 경우 재보정 작업을 거쳐 인상을 더욱 부드럽게 수정하는 방식이다.

같은 이유로 ‘불쾌한 골짜기 해소’가 관건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인을 AI로 구현할 때 유가족들에게 다양한 설문을 거쳐 ‘유족들이 원하는 모습의 고인’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고 밝혔다. 불쾌한 골짜기는 인간과 ‘어설프게’ 닮아 이질감을 유발하는 유사도 구간을 의미한다.

최근 불거진 ‘딥페이크 이슈’ 등 보안 관련 우려에 대해서도 오남용 방지가 가능하다며 “일단 가입할 때부터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고인의 자료를 받고 있다”면서 “유가족 동의가 없는 경우에는 영상·음성 복제 또한 이뤄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사 기술 ‘디지털마스크’를 강조했다. 그는 “상표 출원한 디지털마스크 기술은 워터마크를 통해서 AI 제작물이 오남용될 수 없도록 방지한다”면서 “최근 딥페이크 기술이 부정적으로 조명되고 있지만 선량하게 쓰는 기업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이엘스탠다드 대표는 올해 글로벌창업사관학교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 [사진=이승준 기자]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도 문을 두들기고 있다. 조 대표는 “그간 정부 지원과제 등을 통해 수차례 해외를 다녀왔으며, 특히 3차례 이상 방문한 미국에서는 부스를 통해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향후 프랑스도 방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을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낙점했다. 그는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IT가 덜 발달한 가운데 집에 납골당을 모실 정도로 조상을 기리는 문화가 강하다”며 “연 사망자 수도 우리나라보다 4배가량 많아 추모 서비스를 연계한다면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 내 차별점으로는 ‘가성비’를 꼽았다. 조 대표는 “이미 선두주자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5가지 소통 기능’이 있다”며 “영상편지 하나에 100만원을 받는 곳도 있지만 우리는 1회 구축비용만 결제하면 이후로는 월 구독료로 10명의 유가족이 쓸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이용의 지속가능성 제고 전략도 들어봤다. 그는 “앱 사용자들이 약 1년 후 정상적인 생활을 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는데 그래도 명절이나 기일에는 다시 들여다 볼 일이 생길 것”이라며 “그런 때 이용할 수 있는 셀피 기능 등에서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슈퍼앱’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조 대표는 “앞으로 부고문자 발송 기능이나 디지털 장례와 같은 추모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최대한 취합해서 하나의 집약적인 앱을 만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슈퍼앱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