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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의료인 처우 개선에 대한 정부 진정성 믿어달라”

서울의료원·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찾아 "과학적 추계 근거로 한 최소 증원...오해 말아달라" "더 고생하고 더 힘든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상, 의료개혁 핵심"

2024-09-14     방은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박현경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오른쪽)으로부터 센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 센터장이 “병원에서 폭력 난동을 부리는 사람으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24시간 상주한다” ”서울 동북권에 유일하게 소아환자구역을 갖추고 24시간 운영해 연간 9000명 가량의 아동이 내원한다“ 등 응급센터 현장에 대해 설명했고 윤 대통령은 감사를 표했다. [사진=대통령실]

[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의료인 처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둔 이날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방문해 병원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의료 인력 증원은) 장기 계획 차원에서 최소한의 증원이라는 점과 과학적 추계를 근거로 추진하는 것이니 의료인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연휴 기간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권역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의 3.5배 수준으로 인상했다"며 "의료계 각 분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더 고생하고 더 힘든 진료를 하시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상이 가도록 하는 게 의료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교육과 의료는 필수 정주 요건인데, 경제성장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변화 및 의료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향후 필요한 의료인을 길러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챙기고 의료계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 방치해온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정책실장, 사회수석에게도 직통으로 연락해 기탄없이 의견을 전달해달라"고 했다.

또한 의료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헌신하는 의사들을 조롱하고 협박하는 것에 대해 참 안타깝다"면서도 "국민들이 의료인들을 욕하기보다는 일부 소수의 잘못으로 알고 있다. 아파서 병원 가면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분들의 헌신을 보기 때문에 애써 주시는 것에 국민들도 감사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이현석 서울의료원장 등 의료진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 자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사회와 긴밀한 협조 아래, 연휴 기간 당초 하루 500개 병의원과 약국을 열려고 계획했으나 병의원 1200개, 약국 1300개 등 총 2500여 개가 하루에 문을 연다"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은 "응급실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필수의료과 기피 현상 및 배후진료과 과부하 발생으로 의료진이 떠나고 있다. 업무량이 많으니 비용 보전 등 인센티브를 도입해 떠나는 분들을 잡고 새로운 분들도 유인하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서울의료원은 소아과 운영 등 공공병원 역할을 충실히 하다 보니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라면서 "공공병원 적자의 구조적 문제에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건의했다.

김석연 의무부원장은 "전공의 이탈로 경영이 어렵다"고 호소하며 "주 80시간, 많으면 100시간까지도 일한다. 한계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비롯해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까지 최일선에서 대응했지만 금방 잊히고 경영난에 시달린다"며 "전공의와 전문의를 다독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공의료, 지역의료에 대해 내년도 역량강화사업에 600억 이상의 예산이 들어갔다"며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진 보호를 위해 법제화 전이라도 지침, 시범사업으로 조속히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의료인들이 상대적 허탈감을 느끼지 않고 고생하신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고 보람을 느끼도록 보상체계를 마련할 테니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많이 도와달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향후 5년간 10조 원을 투입하지만, 국민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더 많이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로 이동해 응급의료센터 운영 현황을 청취한 후 ‘윤한덕 홀’을 방문했다.

고(故) 윤한덕 센터장은 지난 2002년부터 17년간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이끌며, 닥터헬기를 도입하고 국가응급진료망을 구축하는 등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에 힘써왔다.

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구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윤한덕홀 외벽에 걸린 고(故) 윤한덕 전 센터장 소개 현판을 바라보고 있다.윤 전 센터장은 지난 2019년 2월 설 연휴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퇴근을 미루고 일하다 과로로 순직했다. [사진=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윤 센터장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사무실 사진과 초상화를 보며 "묵묵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신 분의 사무실을 보고 느낀 바가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인천광역응급의료상황실’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잇따라 들러 24시간 실시간 환자와 구급대원, 병원을 연결하고 상황을 파악 중인 의료진 및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 현황판’에 부산 지역이 응급의료 어려움을 보여주는 붉은 표시가 뜨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산시장과 통화해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해 보라"고 현장에서 바로 지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병원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현장에서 헌신하고 계신 센터장님과 직원 여러분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윤한덕 홀' 방문을 언급하면서 "고(故) 윤한덕 센터장이 2019년 순직할 때는 그 주에 무려 129시간 넘게 일했다고 전해 들었다. 지금도 전국의 병원에는 윤 전 센터장님처럼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밤낮없이 헌신하는 의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과로로 버티는 구조로는 우리 의료 시스템이 지속될 수 없다"며 "이러한 절박함에서 의료개혁을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 전문의들의 처우가 안 좋아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연휴 국민 불안감을 감안해 추석 연휴 기간에도 (병원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서 김성중 센터장으로부터 응급의료 현안 대응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최근 상황실을 고도화하고 추석 연휴를 맞아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했다"며 "응급의료 정보 시스템으로 병의원 및 약국 정보를 적극 알려 국민들의 불편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고은실 응급의료정책실장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현장에서 구급대원이 중증도 잘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역별 이송지침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환 서울인천광역상황실장은 "119와 협조해서 표류 되는 환자가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고, 허석곤 소방청장은 "9월 11일부터 2주간 비상응급의료 대응주간으로 정하고, 총력대응 하겠다. 아주 먼 거리의 경우 소방헬기도 적극 투입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응급실 의료진의) 사법리스크는 책임보험 제도를 금융위에서 개발해서 법률 제·개정을 속도를 내달라고"고 참모에게 지시하면서 연휴에도 환자곁을 지키는 의료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날 현장 방문은 환자 및 의료진 불편을 고려해 최소 수행인력으로 진행됐고, 대통령실에서 성태윤 정책실장과 장상윤 사회수석 등 대통령 참모진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