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기아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7일 열린 2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가격 경쟁이 비정상적으로 치열하다”면서 “우리도 필요하다면 가격을 양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이 도입기를 지나 대중화에 들어가면서 경쟁이 점점 격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불붙인 전기차의 글로벌 가격 경쟁은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1만 달러(약 1280만 원) 인하 등으로 이어지며 업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전기차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며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는 상황이다.
주 본부장은 “아직은 전기차가 수익성을 갖고 있지만, 당분간 수익성보다는 시장을 지키는데 더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신차를 투입하면서 수익성을 양보하고 점유율을 지키는 대응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기아는 전기차의 수익성을 지키는 브랜드였고, 경쟁으로 수요가 위축되면 내연기관차를 통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주 본부장은 기아의 신차 EV9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6월 출시한 EV9은 첫 달 국내서 1300대 이상 팔렸고, 글로벌 월 판매 목표는 7000대 수준이다. 그는 “올해 EV9과 EV5를 출시하고, 내년에는 준중형 SUV와 세단 등 신차를 추가해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면서 “경쟁이 심해 어렵겠지만 우리의 강점과 경쟁력 우위 상황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아는 2027년까지 15개 모델로 구성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올해 4~6월 기아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 증가한 26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3% 증가한 3조 4000억 원, 영업이익률은 13%를 기록했다. 기아는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 국제적인 긴장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고금리, 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공급 확대를 통한 판매 강화,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개선을 통해 이익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밝혔다. 기아는 4분기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EV9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며, 올해 중국에 EV6와 EV5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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