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딸 허위 스펙" 미주 교포 엄마들 뿔났다…한 후보자 해명 반박 나서

김재현 / 기사작성 : 2022-05-17 16: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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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청원 사이트 체인지 캡쳐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한동훈 딸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입장문'을 민간 청원 플랫폼에 올렸다.

 해당 입장문은 지난 16일 민간 청원 플랫폼인 ‘체인지’(change.org)에 올라왔으며 한 후보자 측의 해명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17일 오후 4시 43분 기준 4,275명의 동의를 얻었다. 입장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동훈 딸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입장문 I.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미국에 거주하며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미주 교포 엄마들입니다. 한동훈 딸의 일명 미국 입시용 스펙 쌓기 관련한 각종 의혹과 한동훈 측의 해명을 지켜보던 지난 며칠간은 저희에게 그야말로 지옥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엄마인 저희는 이 사태를 지지 정당에 따른 진영의 논리를 통해 이해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입시를 겪었거나 겪게 될 자녀를 둔 당사자들의 입장이기에 더욱 또렷이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 사태의 본질은 한국 특권층이 미국 명문대 진학을 위해 촘촘히 설계하고 실행했던 조직범죄였습니다. 그리고 새 정부 법무부 장관의 가족이 얽혀 있는 범죄 카르텔의 직간접적인 피해자는 다름 아닌 바로 우리들의 자녀라는 사실이 저희를 공분하게 합니다. 

우리들이 아이에게 교육해야 하는 정직과 성실함의 가치가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의 집단적 범죄극에 의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지금의 사태를 보며 참담한 엄마들의 심정으로 묻고 싶습니다. 새 정부가 내세운 바로 그 가치, 공정과 정의의 참뜻이 무엇인지, 대체 무엇이 한동훈의 공정인지 묻고 싶습니다. 

 첫째, 약탈적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것은 한국의 일부 비양심적인 고액의 미국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허위로 학생들의 우수한 학문적 잠재성을 포장하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논란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이하 한동훈) "딸이 쓴 건 논문 아니고 에세이 등 모은 것…왜곡 과장이자 허위 사실”이라며, 딸이 악의적 프레임의 희생양이 된 듯한 뉘앙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했지만, 오히려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한동훈의 반박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먼저 저희도 한동훈의 딸이 쓴 ‘논문’들이 제대로 된 논문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글들을 개인 블로그나 학생들의 일반적인 의견 교환 채널 등이 아니라, 왜 일명 약탈적 학술지 (predatory journals)에 Independent Researcher의 이름으로 출간하였던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딸이 쓴 건 논문 아니고 에세이 등 모은 것…왜곡 과장”이라는 한동훈의 말에 핵심이 들어있습니다.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글들을 논문의 외양으로 대중이 오해하게 만든 기만의 주체는 independent researcher라는 이름으로 사이비 학술지에 게재한 한동훈의 딸 혹은 이를 도운 인물입니다.  한동훈의 답변 중 ‘고교 재학 중 작성한 글들을 전자문서화하기 위해…'라는  말 역시 얕은 속임수에 불과합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전자문서화'가 필요하다면 워드프로세서로 작업하고 개인 드라이브나 웹하드에 저장하면 충분합니다. 둘째, 반복적인 표절의 문제와 대필 저자의 문제는 미성년자의 미숙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만 치부할 수 없습니다. 한동훈의 딸이 약탈적 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논문들에서, IEEE 학회 발표 논문에서, 그리고 아마존의 개인 퍼블리싱 시스템을 활용하여 출판한 전자책에서, 의도적으로 보이는 반복적이고 심각한 표절이 있었습니다. 타인의 저작물에서 아이디어와 연구 방법, 논문구조 등은 그대로 베끼고 단어와 문장구조만 변형하는 교활한 표절의 행태는 명백한 절도입니다. 원저자에게 사전에 허가받지도 않고 그대로 복사해서 붙인 수학 문제들로 만든 교재를 버젓이 판매하는 것은 명백히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저자의 허락을 받았던 것은 표절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난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초등학생에게도 표절은 심각한 문제라고 학습 시킵니다. 논문 출판이 아니라 학교 과제에서 누락한 인용조차 F 학점의 사유가 되기도 하고 대학교에 합격한 이후에도 해당 대학이 학생의 입학을 취소시킬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한동훈의 딸이 재학 중인 채드윅 스쿨의 IB 과정은 표절 등 학문적 진실성 academic integrity에 반하는 행동들을 엄격하게 금하여 IB 디플로마를 받지 못하는 결과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희는 처음에는 단기간에 출판된 논문의 수, 그리고 종횡무진 걸쳐 있는 다양한 분야들의 논문들에 놀랐고, 명백한 표절의 증거들이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그 대담함에  경악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대신 써준 논문들일 것이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추측을 의식한 탓인지 한동훈은 ‘고등학생이 충분히 쓸 수 있는 정리 수준의 글'이라는 답변을 반복적으로 내놓았습니다. 틀렸습니다. 교묘한 표절글은 고등학생이 충분히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라 절대로 써서는 안되는 글입니다. 게다가 일부 논문의 대필 자백까지 등장했습니다. 케냐 국적의 전문 대필 작가가 대신 써준 의혹에 대해 ‘온라인 첨삭 등의 외부조력은 있었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입니다. 대필을 첨삭이라 축소, 물타기하지 마십시오. 일반적인 단순한 온라인 첨삭지도를 위해서라면, 굳이 케냐인 대필전문가가 필요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입시용으로 쓸 것도 아니고 그저 연습용으로 쓴 글을 첨삭하고 지도해줄 수 있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 정도는 당장 연간 학비가 5천만 원에 달하는 채드윅 국제학교 선생님 중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을 테니까요.  셋째,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해명은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한동훈은 표절이나 약탈적 학술지 등으로 논란이 된 사안들에 대해 입시에 사용한 적 없고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하였습니다. 입시에 사용한 적이 없는 것은 아직 한동훈의 딸이 입시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입시에 활용하건, 입시용 스펙을 위해 간접적으로 활용하건, 부정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 해놓고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답변은 어불성설입니다.  게다가 컨설팅도 받은 적이 없는 고등학생이 반복적으로 표절을 하고, 검증이 허술한 저널들을 찾아내서 자신의 이름으로 논문을 발표하고, 대필작가를 찾아내는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했다면 오히려 더욱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미주교포들에게도 미국 명문대는 우수한 학업 성적만으로는 뚫기 힘든 좁은 문입니다. 그만큼 미국의 우등생들도 피나는 노력을 합니다. 한동훈 딸의 스펙에서 드러난 반복적 표절과 대필 등은 손쉬운 방법으로 ‘학문적 성취와 잠재성’을 허위로 포장하는 부정행위이자, 자신의 노력으로 학문적 성취를 만들어낸 다른 학생들의 성실성과 진정성을 비웃는 듯한 사안입니다. 납득할만한 해명을 듣고 싶습니다.  넷째, ‘선한 의도’는 부정한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습니다.또한 한동훈은 저작권 문제가 제기되었던 수학 교재가 저소득층 교육 봉사를 위한 것이었음을 강조하여 표절 에 대한 비판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영문 수학 교재를 만들어 국내가 아닌 아마존을 통해 판매했다는 것은, 애초에 이 전자책들은 판매나 봉사의 목적이 아니라 추후 미국 대학 측에 어필하기 위한 도구였음을 드러냅니다. 저희는 봉사를 드러내는 것이 잘못되었다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설명, 타인의 저작물을 훔쳐서 드러내는 봉사활동이 허위 스펙임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한동훈의 딸과 사촌들이 개발하고 미국 대회에서 수상까지 했던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앱 SHAREEE 역시 문제가 되지 않고 넘어갔다면, 본인이 가진 앱개발 능력을 활용하여 장애인들에게 봉사할 생각을 하는 재능있고 기특한 학생으로 포장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회 규정을 어기고, 외주 제작자가 만든 앱을 자신의 개발로 둔갑시켜 대회에 출품하여 수상까지 했다면 이것은 봉사를 위한 마음의 과잉이 빚은 문제로 봐야 할까요, 어른들의 과잉 개입을 통해 이루어낸 스펙 쌓기로 봐야 할까요?   미국의 명문대는 사회정의 (social justice), 취약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학생들을 선호합니다. 자신이 받은 좋은 교육을 일신의 양명과 부귀영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에게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이들이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한동훈의 딸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활동에도 장애, 빈곤과 저소득 문제, 교육 불평등, 차별 철폐, 기후 변화와 같은 주제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 명목상 좋은 일들을 하기 위한 정직하지 못한 방식들의 면면은, 사실상 장애나 빈곤 혹은 환경정의의 문제를 그저 알렉스 유진 한을 빛나게 하는 소품으로 전락시킨 듯한 불편함을 거둘 수 없게 합니다.  다섯째, 누구의 작품일까요?사실 아이들이 여력이 있는 부모의 도움으로 입시 컨설팅을 이용한다거나 봉사나 연구 등으로 스펙을 쌓는 것이 불법은 아닙니다. 에세이 첨삭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학교나 전공 선정에 대한 가이드를 받을 수도 있고, 혹은 성공적인 입시 전략을 코칭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 아이들의 순수한 봉사활동이 대입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폄훼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분노하는 것은 한동훈 딸의 스펙에 드리워진 영악하고 교활한 어른들의 조직적인 개입입니다. 한동훈의 계좌 거래 내역과 아이의 이메일, 메신저, 일기장, 컴퓨터 하드 등을 압수 수색해서 수사하지 않는 한, 한동훈 가족이 누군가에게 입시 컨설팅을 의뢰했는지, 어떤 업체를 사용하였는지까지 알아낼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검찰의 수사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공격이 아니라, 저희 같은 일반인들이 검색하고 확인하여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들만 모아놓고 보더라도 여러 부정이 얽혀 있는 한동훈 딸의 스펙이 순수하고 성실한 고교생이 단독으로 활동한 결과라고 보기 힘듭니다.  만나본 적도 없는 방글라데시의 대학원생과 논문을 공동 저술하고, 케냐인인 대필전문가를 연계하고,한국이 아니라 뉴욕과 엘에이 지역의 홍보전용 언론을 이용하고, 앱 개발자를 고용해서 만든 앱을 대회에 출품한 이 모든 활동들은  보통의 고등학생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SNS와 촛불 시위’에서부터 ‘머신러닝’, ‘경제학’을 넘나드는 스펙이, 아무리 표절로 채웠다고는 해도, 미성년 아이가 혼자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스케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렉스 한이 쌓은 스펙들을 들여다보면서, 그녀의 활동이 아이비리그에 재학 중이거나 입학허가를 받은 산호세 거주 사촌들과 놀라울 정도로 겹치고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들 역시 알렉스 한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표절 논문을 약탈적 학술지에 올린 이력이 다수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들의 표절 논문과 봉사 활동 그리고 수상 이력에는 마치 공동체가 움직이듯 거의 반복적으로 함께 등장하는 십여 명의 학생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사용할 계획이 없다’던 해명의 허구성에 대한 힌트이자,  알렉스 한의 스펙 쌓기 배후에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증거입니다. 한동훈은 자신의 미성년 자녀가 과도하게 좌표 찍기를 당했다며 고소했으나, 알렉스 한과 같은 어린 자녀들에게 평생 떳떳하지 못할 족쇄를 채워준 것은 언론이나 대중이 아니라 아버지인 한동훈입니다.  마치며문제는 불법적으로, 음성적인 방식으로 허위 스펙을 쌓는 학생들 그리고 그 학부모들로 인해,  입시와 대외적인 이미지에서 불이익을 받는 당사자가 바로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다” 는 말은 해명이 될수가 없습니다. 어느 인터넷 댓글에서 담배를 소지하다 걸린 학생이 ‘필 거 아닌데요?’라고 하면 되겠다고 응수한 것을 봤습니다. 다시 한 번 한동훈에게 묻고 싶습니다. 현재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이 수많은 부정 스펙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왜 당신들의 탐욕에 우리의 아이들이 피해를 봐야 하며, 왜 당신들의 부정에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하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한동훈 딸의 부정한 스펙 쌓기에 대한 우리의 질문은 이제 시작입니다. 한동훈이 딸과 관련한 의혹을 덮어버리기 위해 아무리 흔적을 지우고 숨겨도, 아무리 기만적인 말로 해명을 한다고 해도, 우리는 끝까지 파헤칠 것이고, 하나하나 검증하고 공론화할 것이고, 끝까지 질문할 것입니다. 진짜 공정이 무엇인지 그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더드라이브 / 김재현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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