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은 20km인데…” 전기차 주행 거리 짧은 진짜 이유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4-01-09 1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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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충전
  테슬라가 2024년 모델 라인업 변경을 발표하면서 대부분 모델에서 이전보다 낮은 EPA(미국환경보호청) 공인 주행 거리를 보여 화제가 됐다.  연료 소비와 에너지 효율은 운전자들에게 항상 논쟁의 여지를 남겼다. 실제 에너지 소비가 공인 에너지 소비와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운전자는 광고나 EPA 공인 연비를 절대적인 진실로 받아들이고, 실제 운전에서 정확한 수치를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 주행 거리와 공인 주행 거리가 다른 이유는 분명히 있다.  알아야 할 것은 먼저, 정부의 공인 연비 및 전비는 실제 도로에서 계산하지 않는다. 대신 실제 조건을 시뮬레이션해 실험실과 동력계에서 진행한다. 이런 테스트의 목적은 자동차가 실제로 소비하는 연료(또는 전기)의 양도 알려주지만, 이보다는 다양한 자동차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우기 위함이다. 이상적으로는 이런 테스트 조건이 표준화돼 있으므로, 운전 스타일과 같은 주관적인 요소를 계산에서 제외하고 모두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EPA 등급이 실제 소비량과 같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 제조사는 테스트를 수행하고 결과를 EPA 및 정부 기관에 제출해 승인을 받는다. 당연히 제조사는 연료 소비량 결과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최근 EPA 및 다른 정부의 등급은 이전보다 더 정확해졌지만, 여전히 기업에 의해 부풀려질 수 있다. 이 탓에 소비자들은 제조사가 홍보하는 소비량이 실제와 다를 때 수치를 조작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기차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특정한 국가의 일부 브랜드는 EPA 추정치에서 낮은 수치를 받았기 때문에 실제 운전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현실에서 운전자가 공식 수치에 근접한 연료/에너지 소비량을 달성하도록 운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타이어에 최대한 공기를 넣고, 정속으로 주행하고, 부드럽게 가속기를 조작하는 등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운전 조건에 특히 민감하다. 운전자의 행동, 도로 상태, 바람 등의 작은 변화에도 수치가 민감하게 작용한다.  

 그리고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더 강력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빠르고 강하게 운전하는 경향이 있다. 전기차 특성상 이런 운전 스타일은 더 빠르게 배터리를 소모한다. 많은 운전자가 연료 및 에너지 소비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고 불평하기 때문에 규제 당국은 일반 사람들이 실제 주행에서 느끼는 결과와 일치하도록 테스트 절차를 바꾸고 있다. 실제로 EPA의 경우 2024년형 전기차부터 새로운 규칙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역시 이전보다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대부분의 테슬라 모델에 대한 EPA 범위 추정치가 최대 37마일(약 59.5km)까지 낮아졌다고 한다.  이런 변화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판매하는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올해부터 변경된 EPA 규칙을 적용한다. 테스트를 실제 운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EPA의 최종 목표는 운전자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수치와 가장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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