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은 애국" 정호영 후보자가 쓴 과거 칼럼... 강선우 "무책임해"

이현주 / 기사작성 : 2022-04-11 17: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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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저출산 현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 해명
국회 보건복지부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상대로 사과를 요구했다.▲사진=강선우 의원 페이스북
국회 보건복지부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상대로 사과를 요구했다.  정 내정자가 과거 지역 일간지에 "결혼과 출산은 애국" "결혼은 암 치료의 특효약" 등 언급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무책임한 답변이라는 것이 강 의원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11일 오후 페이스북에 “저출산 정책을 총괄하게 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결혼과 출산은 애국이고 결혼은 암 치료의 특효약'이라고 쓴 칼럼이 논란이 되었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러나 논란보다 놀라운 것은 이에 대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무책임한 답변입니다"라며 "'저출산 현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정 후보자가) 개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걸고 쓴 칼럼입니다. 어떻게 갑자기 스스로 쓴 자신의 의견이 다양한 의견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까"라며 따져 물은 뒤 "본인의 말이고 본인의 글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결혼과 출산은 애국이라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철학과 가치입니까"라며 "아무리 과거라 해도 이는 분명 지금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말씀입니다. 장관 후보자로서 자신의 말과 글에 책임을 지고 돌아보고 진정으로 사과하는 자세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정 후보자가 쓴 해당 칼럼에서 낮은 출산율의 원인이 여성의 잘못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해당 칼럼은 정 후보자가 지난 2012년 10월 대구, 경북 지역지 매일신문에 기고한 '애국의 길'이다. 그는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라며 "결혼만으로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 만일 셋 이상 다산까지 한다면 위인으로 대접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정 후보자는 한국 낮은 출산율을 두고 "20대 여성 10명 중 겨우 1명이 결혼을 했다. 더 우울한 이야기는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비율인 '생애 독신율'이 곧 15%가 되고 20%로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해당 칼럼에 따르면 그는 2900년 한국인이 멸종한다고 전망했다.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이 결혼 인구 감소 등 여러 복합적 원인이 있는데도 단순히 '20대 여성과 50대 여성'을 거론해 여성이 혼인을 안 한 탓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정 후보자는 이어 "암 치료 특효약은 결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르웨이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독신 남성은 결혼한 남성에 비해 35%, 독신 여성은 결혼한 여성보다 22%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중매쟁이로 나서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애국"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 내정자는 이날 복지부를 통해 "해당 칼럼은 10여 년 전 외과 교수로서 저출산 현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개진했던 것"이라며 "앞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과 검토를 통해 인구정책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더드라이브 / 이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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