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노숙인의 무료급식이 이뤄지고 있는 경기 성남시 '안나의 집'에 벤츠를 타고 와 도시락을 받으려던 몰지각한 모녀에 대해 네티즌들의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30년째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벽안의 신부 김하종(Vincenzo Bordo)은 페이스북에 아주 괴로운 날이었다며 글을 올렸다.
김 신부는 “흰 색의 비싼 차(벤츠) 한 대에서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다. 두 분은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면서 “내가 그분들을 막아서고 도시락이 모자란다고 라고 말했지만 오히려 짜증을 냈다”고 썼다. “그들은 ‘여긴 공짜 밥 주는 곳엔데 왜 막냐’며 계속해서 도시락을 받아가려 했다”고 썼다.
김 신부는 “한국의 ‘우리’라는 문화가 좋았다.공동선을 추구하고 기꺼이 남과 나라를 위해 희생했기 때문에 한국이 발전했다”면서 “요즘에는 ‘나’라는 문화가 커지면서 자신만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라달라"고 호소했다.
김 신부의 이 글은 공감 2만 2000회, 댓글 300여개가 달렸다. 네티즌들은 “이들은 마음이 노숙자” “벤츠를 끌고 왔으면 오히려 후원해주어야 되는거 아닌가” “차는 벤츠인데, 인성은 아직 걸음마” 등 그들을 질타하고 부끄러워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김하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는 1987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90년에 한국으로 왔다. 성당 부설 독거노인 점심 급식소로 시작해서 IMF 이후 노숙인들을 위해 1998년 국내 최초로 저녁밥을 주는 ‘안나의 집'열고 운영해오고 있다.
더드라이브 / 유대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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