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제 장기화로 중고차 시장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비싸고 큰 대형차보다 작지만 알찬 경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인해 지난해 경차가 3년 만에 다시 국내 시장에서 연간 판매 10만 대의 벽을 넘어섰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팔린 경차는 13만 3294대로 전년 대비 38.7% 상승했다.
경차는 경기 불황이 호재인 대표적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경차는 한 해 동안 15만 6521대나 팔리며 국내 시장 점유율 27.6%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해 2012년 20만 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도 큰 가격 하락 없이 경차가 꾸준히 팔리고 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발표한 2월 중고차 시세에 따르면 높은 가격대의 매물은 여전히 시세 하락폭이 큰 반면, 경차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작년 12월 전국 국산 중고차 거래순위에서도 현대차 그랜저에 이어 기아 모닝이 2위를 차지했으며, 30대와 40대가 가장 많이 산 중고차로 각각 2011 기아 모닝(TA)과 2010 기아 뉴 모닝(SA)이 선정되기도 했다.
경차의 인기 요인으로는 차량 가격과 유지비가 저렴해 사회 초년생들이 생애 첫차로 구매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 입학 철이 다가오면서 자녀 등하원용 세컨드카를 구매하려는 학부모들의 수요가 증가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특히 경차는 최대 75만 원까지 취득세 감면 혜택이 있어 차량 구매 시 드는 부대비용이 낮은 편이며, 중·대형차 대비 유지비와 관리비도 적어 가성비가 뛰어나다. 또한 유류세 환급 카드 신청이 가능해 연간 최대 30만 원의 유류세 환급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중고차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경차 매물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핸들 안인성 대표는 “1천만 원 내외 신차급 경차보다 여유 자금으로 구매하기 좋은 500만 원 미만 경차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면서 “입학과 취업 등으로 3월이 다가올수록 경차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합리적 가격대의 경차 매물이 있다면 바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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