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열풍을 타고 순항하던 한국산 배터리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대형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중국 CATL의 저렴한 배터리로 갈아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외신 ‘오토에볼루션’에 따르면 포드는 최근 미국 미시간 지역에 있는 생산 시설을 포함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는 단연 우리나라(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와 일본 제조사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한일 양국의 NMC 및 NCA 셀은 고품질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선택받아 왔다. 하지만 전기차 가격 경쟁이 점점 심화되면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저렴한 재료를 사용한 새로운 배터리 기술은 지난 몇 년간 크게 발전해 왔다. 주로 중국 회사에서 개발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비용 대비 효율적인 대안을 제공한다. 물론 철을 사용해 배터리가 더 무겁고 에너지 밀도도 낮지만, 니켈이 포함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훨씬 저렴하고 일반적으로 생애 주기가 더 길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저렴한 배터리를 원하는 전기차 제조사의 관심을 끌었고, 테슬라가 모델3 및 모델Y의 기본 버전에 사용한 후 본격적으로 주류 배터리 시장에 진입했다.
테슬라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저렴한 배터리로 전환하는 데에 촉매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테슬라의 대대적인 가격 인하 정책으로 전기차 제조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테슬라를 따라 가격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차 제조사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제일 처음 눈을 돌린 것이 바로 배터리였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은 현재 세계 최대 LFP 셀 생산 업체인 중국 CATL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제너럴 모터스는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네 번째 배터리 제조 시설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포기했다.
프로젝트를 중단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LFP 셀을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폭스바겐과 포드도 한국산 NMC 배터리를 중국 CATL이 공급하는 저렴한 LFP 셀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드는 이번 배터리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 회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포드는 배터리 공장에 25억 달러(약 3조 1000억 원)를 투자하고, 미시간 주정부도 현금 및 부지 개발 자금을 포함한 인센티브로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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