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타는 헐값 침수 중고차…골머리

박도훈 기자 / 기사작성 : 2022-11-17 14: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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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에서 팔리는 침수차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큰 골칫거리다.

지난 9월 미국을 덮친 초강력 허리케인 ‘이안’의 여파로 미국 중고차 시장은 침수차들이 잠식하고 있다. 해당 침수차들은 대체로 헐값에 팔리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는 중고 침수차들로 인해 도로 안전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35년 이래 가장 치명적인 허리케인으로 기록된 ‘이안’은 수많은 사상자와 시설에 피해를 남겼다. 허리케인으로 인해 침수된 차들은 겉보기에는 괜찮아 보일지라도, 각종 사고 위험을 품고 있다. 하지만 허리케인 침수차들이 각종 경매와 중고차 시장을 통해 다시 팔리는 것이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자동차 경매 회사인 코파트(Copart)에는 플로리다에서만 침수차 6만 대 이상이 올라왔다. 결국 코파트는 자사 웹페이지에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침수차를 판매하고 있다. 해당 페이지를 방문하면 예상 가격을 기준으로 정렬된 침수차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안에 의한 침수차 목록에는 2020 롤스로이스 던이 346,000달러(약 4억 60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2021 페라리 로마는 333,000달러(약 4억 4500만 원), 그리고 콘티넨탈, 벤테이가, 플라잉 스퍼 등 다양한 벤틀리 차량이 310,000달러(약 4억 1400만 원) 선에서 팔리고 있다.

코파트는 해당 차량이 허리케인 침수차임을 명시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중소형 딜러숍에서 불법으로 침수차를 판매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최근 중고차 시장 상황에서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심각한 손상을 입은 침수차를 판매하거나, 침수 이력을 숨겨 판매할 수도 있는데 각종 침수차가 도로를 주행한다면 달리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올해 8~9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자동차 1만 8289대에서 침수 이력이 발생했고, 이 중 1만 4849건은 폐차(말소등록)됐다. 하지만 폐차되지 않고 매매업자에게 팔린 자동차가 148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겉보기에 상태가 좋아 보이더라도, 침수차 구매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얼마 안 가서 말썽을 일으키고 각종 수리비로 인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침수 여파로 인해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다거나,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화재가 일으키는 등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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