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시를 앞둔 기아 ‘EV9’을 향한 소비자의 눈길이 뜨겁다. 자동차 전문 조사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출시 전후 6개월 이내인 신차 56개 모델을 대상으로 관심도를 조사한 결과 EV9이 10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차량 가격이 약 8천만 원인 고가 모델로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자체 조사에서 앞으로 2년 내 신차를 구입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매주 500명)에게 최근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국산·수입 신차 모델에 대한 인지도, 인지 수준, 관심도, 구입 의향을 물은 결과를 31일 보고했다.
EV9은 최근 예약 판매 8일 만에 1만 대 계약이 이뤄져 큰 화제가 됐다. 다만 풀 옵션 장착 시 최대 1억 원을 넘는 높은 가격은 대중적 관심과 판매 저변 확대에 부담인 것으로 보인다. 조사 초기의 가격 공개 직후 관심도가 크게 하락했던 점이 이를 말해 준다.
■ EV9, 코나 일렉트릭·산타페에 5% 포인트 차이로 앞서
조사 기관에 따르면 5월 4주 차 신차 관심도 조사 결과 기아 EV9이 25.1%로 가장 높았으며, 10주 연속 1위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V9 다음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산타페가 20.2%로 공동 2위, 기아의 코나(SX2, 16.5%)가 4위, 한국GM의 트랙스(16.0%)가 5위였다. 관심도는 2년 내 신차 구입 계획이 있고 해당 모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 중 `관심이 (많이 또는 약간) 있다`고 답한 비율이다.
2021년 11월 이후 조사된 모든 신차를 ‘출시 전후 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EV9가 받고 있는 관심은 아이오닉 6와 그랜저에 이어 역대 3위다. EV9의 출발은 호조였으나 트림·가격이 공개된 시점에 관심도가 크게 하락(5.9%p)했고, 이를 회복하는 데는 10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역대 최고 관심도를 찍은 모델은 아이오닉 6였다. 출시 전 최초 25.5%로 시작해 출시 후 3주 차만에 50.0%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출시 전부터 출시 후 7주 차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으나 이후에는 완만한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랜저의 남다른 점은 뒷심이다. 24.0%로 출발해 출시주에 31.3%를 찍고 계속 상승했음에도 아이오닉 6에 뒤져 2위에 머물렀다. 출시 후 8주 만에 마침내 아이오닉 6를 따라잡고 한동안 엎치락뒤치락했으나 막판 리드를 지켜 출시 후 3주가 경과한 시점까지 40% 이상을 지킨 유일한 모델이 됐다.
한편 EV9은 `국산 첫 대형 전기 SUV`라는 상징적 타이틀만으로도 소비자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당 차급에 뚜렷한 경쟁자가 없고, 단종이 거론되는 자사의 모하비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도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