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가 스포츠카만을 만들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트럭을 제작했던 적이 있었다. 1991년 미국 마이애미 딜러가 주문하고 1992년 이후 행방불명됐던 이 희귀한 미국형 LM002가 최근 콜롬비아에서 발견돼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왔다.
빈티지 유럽차 전문 업체 큐리티드(Curated)의 소유주 존 테메리안은 8월 한 팔로워로부터 콜롬비아의 LM002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유럽차를 전문으로 다루는 큐리티드는 사라진 람보르기니의 이야기를 풀어낼 적임자였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콜롬비아에는 두 대의 LM002가 있었다. 검은색 한 대는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소유였고, 나머지 흰색 한 대에 대한 소문도 있었다. 한 팔로워의 도움으로 흰색 차량 소유 가족과 연락이 닿았고, 이 차가 스페어타이어에 ‘American’ 문구가 새겨진 특별 사양임이 확인됐다. 미국형 사양은 더 큰 OZ 휠, 크롬 범퍼, 개선된 연료 분사식 V12 엔진을 특징으로 했다. 람보르기니는 더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클래스 1 오프쇼어 파워보트용 L804 타입 7.2리터 마린 V12 엔진도 준비했다. 총 301대만 생산된 LM002 중 이 차는 후반부에 만들어진 60대의 미국 출고 ‘LM/American’ 중 하나다. 모든 차량은 비앙코(흰색) 또는 네로(검은색)로만 제작됐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식 공개됐지만, 800대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높은 제작 비용과 스포츠카와의 동시 생산 어려움으로 곧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큐리티드는 1990년 제작된 비앙코 람보를 찾아 콜롬비아로 향했다. 이 LM002는 1991년 8월 미국 딜러에게 판매됐으나, 딜러는 1996/97년에 폐업했다. 이 트럭은 주행거리 365km를 기록한 채 1992년 10월 마이애미를 떠나 콜롬비아에 도착했다. 당시 수입 비용은 1300달러(약 182만 원)였다. LM002는 1986년 산타가타 볼로녜세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기 전까지 람보르기니가 만든 그 어떤 차량과도 달랐다. 치타와 LM001이라는 두 프로토타입이 그 시작이었다. 두 프로토타입 모두 후방에 미국산 V8 엔진을 탑재했고 군용을 목적으로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이 무산되자 이탈리아 엔진을 탑재한 트럭 생산이라는 아이디어가 람보르기니 경영진 사이에서 힘을 얻었다. 그렇게 완전히 새로운 섀시와 전방에 카운타치 V12 엔진을 탑재한 LM002가 탄생한 것이다. 1986년 브뤼셀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이 차는 ‘람보 람보(Rambo Lambo)’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군용차처럼 보였지만 럭셔리했다. 가죽 시트, 우드 트림, 전동 윈도우, 에어컨, 루프 콘솔에 장착된 프리미엄 스테레오를 갖췄다. 큐리티드의 조사 결과 이 차량은 농업 종사자의 소유였으며, 원소유주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팀은 콜롬비아 보고타로 날아가 현 소유 가족을 만나 판매를 설득했다. 원소유주의 조카인 안드레스는 이 팀을 초대해 차량을 보여줬다. 모든 원본 서류가 있었고, 알파인 라디오, 도장, 휠, 공구상자 등 모든 것이 출고 당시 그대로였다. 엔진도 전혀 변경된 적이 없었다. 존은 거래를 승인했고, 보고타에서의 만남이 있은지 2개월 후 람보르기니는 마이애미로 돌아왔다. 콜롬비아로 출국한 후 22년 만에 고향인 미국 땅으로 돌아온 것이다. 주행거리는 단 9,000km에 불과했고 마모도 거의 없었다. 블랙 가죽 시트와 대시보드의 우드 트림 상태도 양호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