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보다 더 무서운 ‘유리 대란’이 다가온다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2-08-30 17: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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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를 마비시켰던 반도체 칩 공급 대란이 유리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모든 것이 연결된 현대사회는 한 영역에서 일어난 일이 나비효과처럼 다른 영역으로 퍼지는데,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머지않은 미래에 유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 그룹은 이미 창문에 쓰일 유리 재고를 쌓아두기 시작했고, 글로벌 음료 회사들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리병 재고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가오는 유리 대란의 배경은 유리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에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구입을 거부했고, 이에 천연가스를 필요로 하는 생산업계에는 어려움이 닥쳐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독일 산업계는 러시아산 연료 의존도가 매우 높다. 독일과 동유럽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자동차 부품이 연료 부족, 자재 부족, 전쟁지역과 지리적인 인접성 때문에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리 부족은 곧바로 자동차 제조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칩 공급난 때에는 자동차 제조사가 칩을 대체할 만한 방안을 찾아 어떻게든 차량 출고를 해냈다.  

 


하지만 유리는 대체 불가능한 품목이다. 창문과 앞 유리, 뒷유리가 없는 자동차를 출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유리가 부족해지면 자동차 생산이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에너지 위기로부터 안전한 국가에서 유리를 수입하는 방법이 있지만, 수입하지 않고 직접 유리를 생산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더 들고 지역에 따라 유리 가격이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자동차 가격은 또다시 천장을 뚫고 치솟을 전망이다.

유리 부족은 에너지 부족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반도체 부족 이슈보다도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에 천연가스를 구할 수 있는 국가를 찾거나, 천연가스를 대체할 만한 다른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에너지와 연관된 삶의 모든 영역에서 공급난과 가격 인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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