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격 협상 난항...우유 대란이냐 가격 조정이냐

김민정 / 기사작성 : 2022-07-27 0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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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다음달 적용될 원유(原乳) 가격 결정 협상을 앞두고 정부·유업계와 낙농업계의 입장 차가 뚜렷하다. 낙농계가 강경 투쟁에 나서면 우유 수급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27일 정부와 낙농업계에 따르면 원유 가격 조정 협상에 참여하는 ‘원유 기본가격 조정협상 위원회’가 이날까지 구성되지 않았다.  협상위에는 우유 생산자(낙농가) 3명, 유업체 3명, 학계 인사 1명 등이 참여한다. 하지만 유업체에서는 아직 위원 추천을 하지 않았다. 당장 다음달 1일이 가격 적용 시한이나 유가공 업체들이 현재의 원윳값 산정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면서 가격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유가공 업계는 국내 원윳값이 생산자 위주로 산정되며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저출산 영향으로 우유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수입 유가공 제품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국내 원유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유가공업계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낙농제도 개편이 전제되지 않으면 협상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누고 음용유의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값은 더 낮게 책정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 내용을 핵심으로 한 낙농제도 개편안을 추진 중이나 낙농계는 농가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며 이 제도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낙농계 또한 최근 사료값 인상 등의 이슈로 양보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상 원윳값은 업계와 농가의 협상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원유 가격 차등제를 놓고 갈등이 커지면서 낙농가는 납유 거부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승호 낙농협회장은 "현실적으로 지금 생산비가 900원, 1,000원이 돼야 이제 다 (손익분기점)을 넘는데 누가 800원짜리를 짜겠나. 손해를 보고 짜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유가공업계는 납품가를 계속 올려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럽, 미국 등지의 원유 가격이 국산 원유 가격의 절반에 불과해 국산 원유로 가공 제품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20일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낙농가를 대상으로 개편안을 설명하고 설득했지만 이 제도안 도입에 대한 낙농계의 반대는 여전하다.  협상이 결렬되면 우유대란이 야기될 수 있다. 이 경우 유업계와 식품·외식업계는 물론 소비자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더드라이브 / 김민정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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