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인기 모델의 신차 가격 인상과 출고 지연이 2월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카플레이션 여파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2월 중고차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신차 가격이 8000만원 안팎인 테슬라 모델Y 중고차 시세가 전월 대비 30.4% 상승한 7867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중고차 가격은 신차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큰 폭의 중고차 시세 변동은 제조사의 신차 가격 인상으로 인한 것이다. 지난해 2월 국내 출시된 모델Y의 출고가는 출시 당시 5999만원~7999만원이었다. 이후 가장 낮은 가격 등급인 스탠다드 레인지가 단종됐고, 상위 등급인 롱레인지와 퍼포먼스의 출고가는 각각 6999만원, 7999만원에서 현재는 7989만원, 8699만원으로 인상됐다.
해당 제조사는 최근 자동차 생산 부족 문제를 야기한 반도체 수급난 등을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 여러 차례에 걸쳐 판매가를 인상했다. 이런 여파는 중고차 시장으로도 이어지면서 중고차 시세가 신차 구매가와 비슷한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올해부터 전기차 국고보조금 지급 기준이 바뀌면서 상위 등급의 경우 구매자가 받을 수 있는 국고보조금이 다소 줄어드는 점도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일 케이카 PM(Pricing Management)팀장은 “신차 출고가 최저 금액이 7989만원인 모델Y의 경우 이례적으로 상승폭이 큰 상황으로, 이는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종된 스탠다드 등급의 경우 작년 신차 구매가보다 현재 중고차 시세가 더 높게 나타나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에 이어 2월에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중고차 시세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월간 시세 상승률 기준 국산차 상위 10종 중 8종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종이었고, 수입차 상위 10종 중 1~3위 역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더 뉴 봉고III 트럭 EV, 포터2 일렉트릭 등 1톤 화물트럭의 경우 기존 디젤 차종에 적용되는 법적 규제 강화에 따라 신차가가 100만원 가량 상승하고 여기에 고유가에 따른 유류비 부담이 작용하며 국산 시세 상승 1, 2위를 기록했다.
더드라이브 / 윤지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