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대 슈퍼카 긁은 아이 엄마 '선처'해줬다 '상처'받은 사연

전소민 / 기사작성 : 2023-05-09 11: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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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주차장에 세워둔 고가의 외제 차에 흠집을 낸 어린아이를 용서해 줬는데 아이의 부모가 되레 ‘우리 아이를 왜 혼냈냐’며 적반하장 격의 항의를 해와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했다는 차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8일 온라인에는 차주 A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5일 올린 ‘차를 긁었다는데, 참 이상한 세상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를 모았다. 글쓴이는 “잘 타지 않는 차를 유료 주차장에 월 결제를 해놓고 보관하고 있었는데, 초등학생 4~5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정체불명의 도구로 차를 긁었다는 관리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관리 직원에게) ‘많이 긁혔냐’고 물어보니 ‘페인트 까진 건 아니고 하얀 흠집들이 생겼다’고 하기에 당시에는 ‘그냥 좀 혼내고 보내세요’ 하고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한두 시간 뒤쯤 관리 직원에게 다시 전화가 왔는데 ‘잠시만 오셔서 도와주시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 왜 그러냐고 물으니 옆에서 여성의 고함소리가 계속 나더라”고 했다.
 
A씨에 따르면 관리 직원이 차를 긁은 아이를 혼내고 보내자 아이들이 집에 가서 부모에게 말을 했고, 그 엄마가 격분해 항의를 하러 찾아온 것이었다. 현장에 직접 간 A씨가 “타인 재산에 피해를 입혔으니 잘못된 것을 가르쳐 주는 게 어른 아닌가. 내가 금전적 보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잘잘못만 알려준 건데 그렇게 화날 일이냐”고 하자 아이 엄마는 “차 기스 난 거 수리해 주면 될 거 아니냐. 왜 내 귀한 자식한테 네가 뭔데 (혼을 내냐)”라며 욕을 하고 소리를 질렀다.
 


결국 더 이상 대화가 안 통하겠다고 판단한 A씨는 “제가 차주인데 직원 할아버지께 좀 혼내 달라고 부탁드린 거니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다고 하고 아이와 직원분한테도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차는 내일 (정비소에) 입고시키고 (수리비를) 청구하도록 하겠다고 한 뒤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큰 흠집은 아닌데 참 씁쓸하다. 너무 야박한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한탄했다.
 


A씨가 첨부한 자신의 차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해당 차량이 출고가 약 2억 5000만 원에 달하는 아우디 기종임을 알아보고 더욱 분노했다. A씨가 후에 댓글에 작성한 내용에 따르면 아이 엄마는 사고 이후 차종을 확인하지 않고 A씨와 관리사무소에서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이 화제가 되자 A씨는 “이후 남편분에게서 여러 차례 전화가 왔다”며 후속 글을 올려 진행 상황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아이의 아빠이자 항의 여성의 남편은 계속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어떻게 좋게 안 되겠냐” “집사람이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서 그렇다” “보험도 없고 사는 게 힘들다” “외벌이에 얼마 뒤 이사도 가야 한다” “그냥봐주시면 안 되겠냐”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저는 배우자께서 하라고 하신 대로 진행했을 뿐이다” “그렇게 우울해 보이진 않으셨고, 본인이 원하는 걸 저에게 정확히 말씀하시고 전달하셨다” “처음에는 꼬마 아이와 어른인 저의 문제여서 넘어가려 한 건데 지금은 어른과 어른의 일이 아니냐”고 대응했다.
 


A씨는 결국 경찰에 사건 접수를 했다. 그는 “정비소에서는 최초 충격받았던 곳이 찍히며 찌그러진 부위가 있다고 하더라. 추후 아우디 직영(정비소)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수리 과정이나 (비용) 견적은 아직 안 나왔다”면서 “(여러분이 알려주신 대로) CCTV 증거 확보는 했고, 제가 직접 청구하기는 번거롭고 모르는 게 많아서 경찰에 (사건) 접수했다”고 알렸다.
 
이에 네티즌들은 “금융 치료 확실히 해줘야 한다” “혹시 모르니 다른 부위도 살펴봐라” “청구금액 보고 아이 기 죽이는 건 엄마일 듯” “람보르기니 소화기 사건과 비슷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사건은 광주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초등생이 5억 원 이상의 슈퍼카에 소화기를 뿌리고 차 위에 올라가 뛰는 등의 사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A씨가 게재한 사진에 따르면 사고 차종은 아우디의 스포츠카 R8 기종이다. 해당 차종은 2억이 넘어가는 고가의 차량으로, V10 엔진의 자연흡기 방식을 특징으로 한다. 최고출력은 454hp(610마력), 최고 속도는 331km/h이며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시간) 3.1초로  엄청난 힘과 속도를 자랑한다. 2006년 처음 출시된 이후로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현재까지도 스피드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차량이다.

 

 

더드라이브 / 전소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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