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이 미국 자동차 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새벽 2시가 조금 넘는 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 체비 실버라도 픽업트럭이 정차했다. 차에서 내린 두 남자는 볼트 커터를 꺼내 들고 충전 케이블을 자르기 시작했다. 그들이 여러 개의 충전 케이블을 잘라 도망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분 30초였다.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문제가 되는 범죄 패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도둑들은 구리 배선이 들어있는 케이블을 훔치기 위해 전기차 충전소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범죄자들은 이를 판매할 목적으로 충전 케이블을 훔쳐 달아나는 것이다.
도난당한 케이블은 종종 충전소 전체를 망가뜨려 전기차 차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약 40%의 미국인들은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근처에 충전소가 부족하다”라고 응답했다. 구매자들이 더 이상 전기차를 선택하지 않고 내연기관차로 돌아가는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운영사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에 따르면 지난 2년간 968개 충전소에서 6개월에 한 번 정도 케이블이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 5월까지 도난 범죄는 129건으로 급증했고, 이는 2023년 전체보다 4건이나 더 많은 수치였다.
다른 주요 전기차 충전 회사들인 플로(Flo)와 이브이고(EVgo)도 도난 사건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시애틀 지역의 충전소들이 자주 표적이 되고 있으며, 네바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콜로라도, 일리노이, 오리건, 테네시, 텍사스 및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테슬라의 충전소도 시애틀, 오클랜드 및 휴스턴에서 케이블 도난 범죄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도난 문제는 도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시골 지역인 워싱턴 서머너에서는 도둑들이 두 번에 걸쳐 퓨젯 사운드 에너지 충전소의 케이블을 절단했다. 충전 회사는 경찰 및 부지 소유자와 협력해 충전소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는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더 많은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는 로버트 카슨(Robert Carson)은 “충전소가 주차장의 외진 구석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더 많은 보안 카메라가 필요하다”면서도 “범죄자들은 법이 정하는 엄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재활용재료협회(The Recycled Materials Association)는 회원들이 용의자와 도난품을 주의 깊게 살필 수 있도록 요청했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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