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충격적인 영상이 등장했다. 테슬라의 중형 세단 모델3가 보행자 더미 인형을 그대로 치고 지나가는 영상이다.
이 영상을 촬영한 곳은 자동차 안전을 위해 성능시험·연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이다. 이곳에선 제작사가 보다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도록 유도하기 위해 충돌시험을 진행한다.
정부는 자동차의 안전성 평가를 위해 1999년부터 국토교통부 주관 자동차안전도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3가 이 과정에서 기준 이하의 안전성을 보여준 것이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영상을 보면 테슬라 모델3의 좌측에서 자전거를 탄 더미가 15km/h의 속도로 모델3 앞쪽으로 진입한다. 25㎞/h의 속도로 정속 주행하던 모델3는 자전거가 바로 앞까지 도착한 상황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자전거와 충돌한다.
자전거와 더미가 모델3 보닛 위로 튕겨 오른 다음에서야 모델3는 급정거하며 주행을 멈춘다. 만약 실제 도로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사고다.
이와 달리 모델3는 2년 전 유럽 안전성평가에서는 갑자기 튀어나온 자전거 모형 앞에서 정확하게 멈췄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테슬라는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 측에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순 의원은 “2019년 유럽에서 세계 최고의 감지력과 안전 성능을 보여주던 모델3에 지난 2년간 기술의 발전이나 개선이 아닌 현저한 성능 퇴보라는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면서 “국토교통부는 이번 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고 테슬라 측은 성실히 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에선 국내에서 팔리는 모델3가 유럽 모델과 다른 것이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도 모델3의 안전 주행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은 이유를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의 충돌시험에는 테슬라 관계자도 입회했고 결과를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 모델3의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자,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엄격히 재평가를 하고,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테슬라 모델3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6275대가 팔렸다. 정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100% 기준을 6000만 원 이하로 설정하면서, 테슬라가 모델3의 롱레인지 트림의 가격을 5999만 원으로 480만 원 인하한 것이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모델3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롱레인지 트림은 공급 부족으로 올해 차량을 인도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모델3 롱레인지는 2022년 주문이 가능하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