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후반부터 판매가 줄어든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는 가성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가격, 보조금 감소, 충전비 인상, 전기차 화재로 인한 두려움 등을 종합한 전체적인 가성비가 하이브리드차에 대비하여 낮다는 것이다. 물론 충전 인프라는 공공용 급속 충전기를 중심으로 많이 보급되고 있는 만큼 곧 해결될 요소라 할 수 있으나, 나머지 전체적인 단점은 결국 ‘반값 전기차’를 얼마나 빨리 구현해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하이브리드차는 지난 1997년 12월 토요타 프리우스가 출시되면서 28년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안정된 시스템과 적절한 가격은 물론 최상의 연비와 배출가스 감소 등 다양한 장점이 부각된 인기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순수 내연기관차를 구입하기에 친환경적으로 꺼려지는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 고연비, 가격 등을 고려할 때 가장 만족스러운 모델이라고 하겠다. 작년 후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전기차를 대신해 높은 가성비로 무장한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적인 부분이 강하지만 탑재된 배터리 용량이 작아서 전기차 모드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매우 짧다. 따라서 배출가스 등의 오염으로 인한 한계성으로 친환경차의 범주에는 들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의 한 종류지만 현행법으로는 친환경차는 아니라 할 수 있고 더욱 전기차에 가까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무공해차의 범주에 포함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하이브리드차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국내는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 모델로서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 물론 앞으로 하이브리드차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현재 전기차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3~4년 정도 하이브리드차가 강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값 전기차’라는 화두를 목표로 테슬라를 필두로 중국산 전기차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등 다양한 글로벌 제작사의 전기차 가격 하락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더욱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현재는 좋지만 앞으로는 한계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모델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도 전기차를 대신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 수 있으나, 개발된 차종에 한계가 있어서 현실적으로 판매가 부족한 상황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하이브리드차와 비교해 대용량 배터리팩을 별도로 부가해 충전과 더불어 연료 보충도 하는 병행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보다 높은 배터리 용량으로 평균 약 40~50Km를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수 있고, 이를 초과 주행하면 그때야 하이브리드차로 운행하는 방식이다. 집과 직장 사이가 약 35Km인 국내의 경우 일주일 내내 전기차로 운행할 수 있어서 배출되는 가스가 전혀 없는 모델이라 하겠다. 그래서 친환경차에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 모델은 현대차 등도 이미 10년 전부터 개발해 판매했으나, 초기의 낮은 보조금으로 인해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또한, 국내에 이미 활성화된 수입차종에서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다수 포함돼 있었으나, 역시 낮은 보조금으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량은 극히 적다고 할 수 있었다. 배터리 용량이 큰 만큼 가격도 높아서 최적의 보조금이 필요했으나, 환경부가 이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낮아서 판매 전략이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전기차와 하이브리차의 사이에 존재했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보조금을 더욱 높여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파생 기종으로의 의미를 되살리자고 필자는 지속적으로 언급하였으나, 결국 낮은 보조금으로 국내 시장은 사멸화된 차종이 됐다고 하겠다. 반면 독일 등 유럽에서는 약 15%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국가도 있을 만큼 전기차를 대신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인기리에 팔리는 부분은 매우 부러운 상황이다.
국내에서 판매되지 못하다 보니 일반 소비자는 물론 담당 기자들조차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무엇인지조차 인지 못하는 촌극도 나타날 정도라 하겠다. 현재와 같이 전기차 판매가 한계가 큰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보다 높은 친환경성과 전기차로 가는 과도기적 핵심 모델로서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판매 부진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도 환경부에서는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확산에 노력하고 있으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면 더욱 바람직한 흐름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 등 여러 글로벌 제작사가 이제라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생산을 고민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모델이고, 한 번에 전기차로 넘어가기에는 소비자 측면에서 부담이 가기 때문일 것이다. 정책에 대한 시기적절한 도입과 시행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사안인 만큼 지금이라도 전문가들의 목소리 반영과 일선의 흐름을 융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는 사례라 하겠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최적의 정책 수립과 시기적절한 시행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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