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주차장 붕괴 사고로 전기차 무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배터리 전기차의 무거운 차체로 인해 더 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일에는 영국주차협회(British Parking Association) 역시 오래된 주차장 건물이 배터리 전기차 무게를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고 이런 우려가 현실로 이어졌으니, 뉴욕에서 실제로 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18일 뉴욕에 있는 한 주차 건물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현지 언론들은 “오후 4시 10분경 4층짜리 주차 건물이 지하실 바닥까지 완전히 팬케이크처럼 납작하게 무너졌다”라고 전했다.
이날 사고로 5명이 다쳤고, 주차장 관리인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는 건물이 무너질 때 교대 근무 마치고 막 퇴근하려던 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의 붕괴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현장 사진을 보면 1920년대 세워진 해당 건물에 주차된 차량이 대부분 SUV 임을 알 수 있다. 배터리 전기차만큼 무겁지는 않지만, SUV는 일반 내연기관 승용차보다 차체가 훨씬 무겁다.
SUV의 무게가 구조적 붕괴를 유발했다면, 무거운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이 날로 늘어나는 현시점에서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차량 무게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차 건물에는 6건의 위반이 있었으며, 그중 3건은 안전에 대한 위험이다. 각각 2003년, 2009년, 2013년에 지적을 받았는데, 오랫동안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덮어 두고 주차장 건물을 계속 운영해 온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조사는 무너진 주차장 주인 리틀 맨 파킹(Little Man Parking)과 임차인 엔터프라이즈 앤 파킹(Enterprise Ann Parking)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사를 통해 관리 기관의 책임 또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건물은 “후면 균열이 노출된 결함 있는 콘크리트가 보인다”,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곳곳의 콘크리트 조각들이 있다” 등과 같은 위험이 신고됐으나, 계속 주차장으로 운영이 허용됐다.
이번 주차장 붕괴 사건으로 전 세계 다른 여러 주차장 건물의 수용 가능 하중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해당 주차 건물은 1925년에 지어져 1957년 주차장으로 변경됐다. NBC 뉴스에 따르면 당시 인증 기관은 각 층에 차량을 주차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옥상에는 승용차만 주차 가능하다고도 명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붕괴 현장 이미지는 SUV와 밴 등이 옥상에 주차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콘크리트의 평균 수명은 약 50년이다. 따라서 낡은 건물은 지속적이고 세심한 점검 및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낡은 건물에 구조적으로 원래 견딜 수 있는 무게보다 더 많은 하중을 가할 경우, 이런 붕괴 사건은 또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거운 배터리 전기차의 수요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관련 인프라 논의는 충전소뿐만 아니라, 주차 시설을 비롯해 도로와 교량 등 내연기관차를 기준으로 한 낡은 시설들의 안전성 및 수용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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