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같은 운전자 주행보조 시스템이 오히려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의외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자동차 부분 자동화 시스템이 시장에 출시된 지 오래되면서 고가의 차량은 물론 저렴한 차량에도 속속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실제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이에 대해 “확신하진 못한다”라는 답을 내놨다. IIHS는 고속도로사고데이터연구소(HLDI)와 공동으로 보험 데이터와 사고 기록을 분석한 결과, 자동화 시스템이 실제로 충돌을 예방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닛산과 BMW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IIHS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이용한 ACC 시스템을 연구했으며, 이는 자동긴급제동, 차선이탈방지, 사각지대 경고 등과 같은 순수 충돌 회피 기능과는 다르다.
연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출시된 닛산 로그 모델에서 전방 충돌 경고와 AEB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은 사고 피해 책임 청구가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차선 유지와 ACC를 포함하는 운전자 주행보조 자동화 시스템을 장착한 로그에서는 이런 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IIHS는 “피보험 운전자의 차량 손해를 보상하는 충돌 보상 청구율의 변화는 모든 기술에서 미미했다”라고 분석했다.
마찬가지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출시된 BMW와 미니 모델을 조사한 HLDI 연구에서도 전방충돌경고와 AEB를 장착한 차량은 사고 피해 책임 청구율이 13% 감소하고, 충돌 청구율이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ACC를 추가 장착한 모델에서는 재산 피해 청구율이 25% 감소했지만, 충돌 청구율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IIHS는 ACC와 같은 부분 자동화 시스템이 차량을 자율주행차로 만들지는 않지만, 그러한 시스템의 환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IIHS는 “이 시스템들은 일상적인 도로 기능과 수많은 교통 상황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운전자는 도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언제든지 조작을 넘겨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면서 “이 기술은 거짓된 안전감을 주고 지루함을 유발해 운전자가 집중력을 잃게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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