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마치 땅 위에 거대한 헤어드라이어가 작동하고 있는 듯 전국 어디를 가도 덥다. 하지만 차 안에 있다면, 자동차 온도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대부분 자동차는 대시보드 어딘가에 외부 온도 표시가 있지만, 실제로 자동차에는 온도계가 내장돼 있지 않다. 대신 써미스터(thermistor)가 장착돼 있다. 온도계는 수은을 이용해 외부 온도를 측정하고, 써미스터는 전류 변화를 통해 온도를 측정하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온도는 수은 온도계로 측정된다. 액체 수은은 열이 가해지면 팽창해 특정 값까지 올라가고, 열이 줄어들면 수축해 낮은 값으로 내려간다.
반면 써미스터는 열이 가해지거나 줄어들 때 전류 변화로 온도를 측정한다. 문제는 자동차 써미스터가 전면 그릴 안쪽이나 뒤쪽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웨더 채널에 따르면 이러한 위치 때문에 써미스터는 지면에서 방사되는 열까지 측정하게 된다. 도로 표면은 마찰열과 태양 복사열을 흡수하므로, 자동차가 표시하는 온도와 실제 외부 온도 사이에는 최대 10도까지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평소 체감하는 외부 온도와 차 안 온도계 사이에서 괴리감이 느껴졌던 이유다. 보통 이런 온도 차이는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의외로 여름보다 겨울철에 더 위험할 수 있다.
자동차가 영상 1도라고 표시하고 있을 때 실제 온도는 영하일 수 있다. 영하의 온도에서 주행하면서도 이를 알지 못할 경우, 도로 위 블랙 아이스 등의 위험을 간과하고 빠르게 지나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극한 날씨에 있거나 외부 온도를 알고 싶을 때는 자동차의 외부 온도 표시를 너무 신뢰하지 말고, 어느 정도 오차가 있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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