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주가 애프터서비스센터(AS센터)의 미숙한 정비 때문에 차가 고장났는데도 3000만 원대 수리비를 부당하게 청구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BMW는 소비자 과실이라는 입장이다.
정 모씨는 지난 10월 23일 충남 공주시에서 자신의 BMW X4 차량에 가짜 경유를 주유하는 사고를 당했다. 정 씨가 BMW를 구입한 지 불과 3개월 밖에 안 된 시점이다.
공주경찰서는 현재 경유에 다른 물질을 섞어 판매한 혐의로 주유소 사업자 A씨와 가짜 경유 공급자 B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주유소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B씨가 가짜 경유를 공급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해당 주유소에서 경유를 넣고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신고만 1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 씨 역시 이와 같은 가짜 경유 피해 신고자 100여명 중 1명이다.
가짜 경유로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몰랐던 정 씨는 다음날 이상을 발견하고 삼천리모터스가 운영하는 BMW AS센터 천안지점에 보증수리를 맡겼다. BMW AS센터는 1주일 후 DPF만 교환하면 된다고 진단했다.
정 씨는 BMW AS센터의 진단에 따라 340만 원을 지불하고 해당 부품을 교체한 뒤 다시 차를 인도받았다. 하 지만 차량을 출고하자마자 1시간도 안돼 엔진에서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자동차에 심각한 이상이 생기자 정 씨는 곧바로 BMW AS센터를 찾았다.
BMW 측에서는 그제서야 가짜 경유 때문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으면서, 차에 들어있던 경유를 석유관리원에 의뢰해 테스트했다. 결과는 가짜 경유가 원인이었다.
가짜 경유를 주입한 것은 BMW의 과실이 아니다. 때문에 이로 인한 교체 비용은 정 씨가 책임져야 한다.
문제는 그가 처음 차를 맡겼을 때 BMW AS센터가 정확한 진단 없이 필터만 교체한 뒤 차에 이상이 없다고 진단하고 출고시켰다는 점이다.
실제로 1차 수리에서 BMW AS센터는 기존 기름을 제거한 뒤 제대로 검사하지 않았고, 연료탱크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 씨의 주장이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필터만 교체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정 씨는 BMW의 가짜 경유 대처 방식과 과다 수리 비용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BMW AS센터가 요구한 수리비 3260만 원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정 씨는 “BMW AS센터의 말을 믿고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엔진까지 문제가 생겼다”면서 “BMW의 미숙한 AS로 320만 원에 해결될 문제가 3260만 원으로 늘어났다”라고 하소연했다.
또한 “처음에 차를 고쳤던 사람은 계속 미안하다고 하지만, 결국엔 기름을 잘못 넣은 우리 책임이란다”면서 “현재 1급 자동차공업사로 차를 옮겨 놓은 상태인데 견적이 1700만원 정도 나왔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BMW 측에 몇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