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대상 차량을 야외주차할 것을 권고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를 소유한 미국의 션 네메스(Sean Nemeth)는 올해 초 당황스러운 리콜 공지를 받았다. 차량을 야외에 주차하고 건물 등 구조물로부터 되도록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권고는 그가 소유한 차량이 시동 꺼진 상태에서도 화재를 일으킬 위험이 있으며, 아직까지 원인은 불명이라고 알렸다.
“이제 어쩌라는 것이냐?"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네메스 씨는 결국 집 건너편의 막다른 골목에 주차하고 했다. 이런 현상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방책으로 차주들에게 차량을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야외에 주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있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런 대책은 차주들에게 오히려 반감을 사고 있다. 새로운 주차공간을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권고를 받은 차량은 지난 10년간 미국에서만 약 330만 대에 이른다. 이 중 60%는 최근 2년간의 일이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전동화에 따른 기술력 부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자동차에서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기술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야외주차 권고를 받은 리콜 대상 차량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화재 발생 위험이 있다고 한다면 운전자들은 권고를 따르는 것이 좋다”라고 충고한다.
자동차 회사들은 화재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행정 당국도 이런 사건이 보고될 때마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업계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는 줄지 않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경우 미국에서만 12번의 화재사건이 발생한 퍼시피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미니밴을 최근 리콜했다. 그중에는 차량 시동이 꺼져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화재도 있었다. 해당 리콜은 2017~2018년 사이 생산된 1만 7000여 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미니밴이 대상이다.
야외주차 외에도 크라이슬러는 운전자들에게 미니밴의 배터리를 재충전하지 말고 기름으로 주행할 것을 권고했다. 크라이슬러는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불편해도 안전을 위해 반드시 회사의 권고를 따르라고 요청했다.
크라이슬러 외에도 미국에서는 GM과 포드의 일부 모델에 대해서도 야외주차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링컨 네비게이터는 16건의 화재가 있었고, 이 중에서 몇 건은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발생했다.
일리노이에 거주하는 릭 레즈코는 차량을 공공장소에 주차할 수 없어 집 앞에 주차하고 있으나, 가족들이 항상 불안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위험에 대비할 만한 공공장소가 없어 걱정된다”면서 자동차 회사가 차를 팔기 전에 화재 위험에 대해 알아야 했으며, 고객에 통보하기까지 너무 시간을 끌었다면서 집단 소송에 참여했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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