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유행할 정도로 자동차 도둑의 표적이 됐던 현대기아차가 결국 집단소송을 마주하게 됐다.
2016~2021년 제작된 다수의 현대차와 2011~2021년 제작된 모든 점화 방식의 기아차는 전자식 이모빌라이저가 빠져 있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없이 엔진 시동 걸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기아차는 도둑의 쉬운 표적이 됐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소문은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퍼졌고, 차를 손쉽게 훔치는 방법에 관한 영상까지 올라왔다. ‘기아 챌린지’라 불리는 틱톡 챌린지가 탄생해 차량 절도 범죄가 하나의 유행으로 번지는 기이한 현상까지 벌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14개 주의 현대기아 차주들이 15개의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에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어 범죄에 취약하므로 제조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미국법인 대변인은 “해당 문제는 차 키를 돌려 점화하는 방식의 모델에 적용되며,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는 차량은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현지 로펌은 더 많은 집단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범죄가 기승을 부렸던 만큼 대규모 소송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송은 도난 위험 모델의 중고차 가격 하락과 이모빌라이저 장착 비용, 보험료 인상 등을 다루며,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리콜까지도 예상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현대기아차를 합쳐 미국에서만 약 1000만 대에 달하는 차량을 리콜한다면, 회사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현대차는 임시방편으로 차주들에게 운전대 자물쇠를 무상 배포하고 있으며, 공식 대리점에서 보안 키트를 구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도난 위험 차량들이 대부분 연식이 오래된 것을 감안하면, 700달러(약 100만 원) 가량의 보안 키트를 설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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