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다. 올해 8월까지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하면서 연간 베스트셀링카가 유력하다.(10만 2220대)
국내서 가장 잘 팔리는 그랜저지만, 화재 위험을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현대차는 그랜저의 설계 오류를 인정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현대차가 4월부터 더 뉴 그랜저의 자체 불량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문제가 되고 나니 소비자에게 다른 조치 없이 매뉴얼 책자만 수정했다”면서 “심지어 엔진오일이 감소한 차량에 대해서는 엔진 게이지만 교체해 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더 뉴 그랜저 차량이 실제로 화재로 인해 불타오르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영상 참조). 현대차 입장에서는 반박하기 어려운 증거 자료가 나온 셈이다.
영상과 관련해 박 의원은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대시보드에 경고등이 들어오자마자 보닛에서 흰 연기가 났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고 차는 바로 화염에 휩싸였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을 국회에 제보한 그랜저 차주는 이 문제로 현대차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더니, 현대차는 전자제어장치만 교체해 줬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심지어 서비스센터에서 그전에 ECU 조치를 안 받았다면 엔진오일 경고등도 안 떴을 거라고 했다더라”라고 지적했다.
엔진오일이 감소하는 더 뉴 그랜저에 대해서 현대차 서비스센터는 엔진 게이지만 교체해 주고 끝낸다는 것이 박 의원 측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현대차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지적에 서보신 현대차 생산 품질담당 사장은 “더 뉴 그랜저의 엔진오일 게이지를 바꿔준 것이 맞다”라면서 설계상의 오류를 인정했다.
서 사장은 “올해 5월 29일 이전에 판매한 더 뉴 그랜저에서 문제 차량이 일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더 뉴 그랜저의 1% 이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금까지 팔린 더 뉴 그랜저 10만 대 중 1000대 정도에서 오류에 의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에 박 의원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코나 EV 차량은 리콜을 결정했다”면서 “더 뉴 그랜저도 소비자를 위해 리콜이든, 무상 수리든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설계 오류를 인정한 현대차는 이와 같은 요구에 무상 수리를 약속했다. 서보신 사장은 “조사를 실시해서 문제가 있는 더 뉴 그랜저 차량은 모두 무상 수리하겠다”라고 말했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