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완전 전기차로 가는 중간 단계로 여겨지며 인기가 높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많은 차주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잘못된 이해로 배터리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전기 모터를 탑재해 내연기관에 비해 연료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성능 향상을 위해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해 더 큰 힘과 긴 주행거리를 제공하고자 했고, 오늘날 대부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순수 전기 모드 주행 시 평균 48km의 주행거리를 보이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이 수치가 일상적인 출퇴근용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대부분 주행을 전기차처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소에는 전기차의 이점을 제공하고, 장거리 여행이 필요할 때에만 주행거리나 충전소 걱정 없이 휘발유로 주행하는 편리한 자동차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생각과 다른 법. 똑똑한 소비자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내연기관에 비해 훨씬 비싼데, 그만큼의 연료비를 아낀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설상가상으로 대부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고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아 몇 시간을 충전해야 한다. 이로 인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충전을 포기하고 평범한 내연기관처럼 이용하는 차주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거대한 전기 배터리를 탑재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그저 내연기관차로 이용할 경우, 전기 배터리는 무거운 화물이 될 뿐이고 연료 효율 및 핸들링에 악영향을 미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내연기관보다 비효율적으로 되는 것이다. 비싼 비용을 내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구입해서 그저 무거운 혹이 달린 내연기관차로 전락시키는 행위나 다름없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의 연구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주들은 미국환경보호청(EPA)의 추정에 비해 전기 모드로 주행하는 시간이 훨씬 적다고 한다. 실제로 추정치에 비해 실생활 전기 모드 주행 비율은 26~56%가량 낮으며, 실생활 연료 소비는 42~67%가량 더 높다고 한다.
이는 환경뿐만 아니라 소비자나 규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전 수치이다. 각종 규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만큼이나 청정하다는 가정하에 마련됐기 때문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구입에 대한 세금 감면이나 보조금 지급 정책 등이 모두 잘못된 가정을 기반으로 세워졌다는 뜻이 된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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