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9월 27일부로 발효한 가운데, 해당 조치로 전기차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의외로 테슬라 또한 이 조치에 따른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테슬라는 최근 가장 저렴한 모델인 모델 3 RWD(후륜구동모델)를 자사 웹사이트에서 조용히 삭제했다. 약 5300만 원 시작가에 437㎞의 주행 거리를 제공하던 모델로, 업계 전문가들은 갑작스럽게 삭제한 이유가 중국산 배터리 때문일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해당 모델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사용되는데, 주로 짧은 주행 거리를 가진 엔트리급 전기차에 많이 사용된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충전·방전 사이클에서 높은 내구성을 보여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번 관세 패키지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에는 25%의 관세가, 완성차에는 100%의 관세가 부과된다.
또한 모델 3 RWD는 관세 문제 외에도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컸다. LFP 배터리가 적용되면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가장 저렴한 모델 3은 약 5845만 원에 시작하는 롱 레인지 RWD로 변경됐으며, 약 600㎞의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모델 3 RWD의 삭제가 테슬라의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슬라의 모델 3와 모델 Y가 전체 판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엔트리급 모델이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중요한 선택지가 되었을 가능성은 있다.
한편 전반적으로 이번 관세 조치는 테슬라보다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계획이 발표된 이후 이미 몇몇 제조사는 미국 출시 계획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한 사례도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테슬라가 개발 중인 엔트리 모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초 더 저렴한 모델의 개발을 언급했지만, LFP 배터리나 기타 배터리 옵션이 중국산일 가능성이 높아 관세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이번 중국산 전기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업계의 반응을 더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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