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카니발보다 뛰어난 2열과 약간의 아쉬움…1억짜리 미니밴 알파드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3-10-27 19: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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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무려 1억 원에 달하는 토요타 미니밴 알파드의 초기 돌풍이 심상치 않다. 국내 1년 치 예상 판매 물량 500대가 계약 시작 1개월도 되기 전에 모두 팔려나간 것이다. 

 

알파드는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연상케하는 고급스러운 승차감이 특징이다.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 국도와 고속도로 140여 km 시승하면서 2열의 승차감을 느끼고 운전을 직접 경험했다. 2002년 1세대 알파드를 출시한 토요타가 국내에 이 차를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알파드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은 차체가 꽤 높고 크다는 것이다. 전고가 1950㎜에 달해 승차나 하차할 때 고개를 덜 숙이고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공차중량은 2330㎏에 달할 정도로 육중하다.

 

 

전장 5005㎜, 전폭 1850㎜의 넉넉한 차체를 담은 디자인은 국내서 보기 힘든 직사각형 형태다. 특히 전면과 측면은 스타워즈 캐릭터를 떠오르게 한다.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을 측면의 굴곡진 캐릭터 라인이 잡아준다. 토요타는 이런 디자인에 대해 ‘돌진할듯한 황소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 항공기 비즈니스 좌석 같은 2열

좌석에 탑승했을 때 헤드룸은 넉넉하다. 덕분에 좌석에 앉으면 고급 미니밴 다운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특히 2열 시트는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의 느낌을 준다. 안락함은 기본이고, 조명과 공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 형태의 무선 컨트롤러와 독서등을 갖췄다.

 

실내에서 업무를 보기에 편리한 다양한 기능들을 장착했다. 항공기처럼 암 레스트에서 테이블을 꺼내면 간이 책상이 만들어지고, 선루프도 원하는 만큼 개폐가 가능하다. 다만 간이 책상이 조금 작고, 설치된 각도 또한 아쉽다.

 

 

고급 미니밴답게 승차감이 우수했다. 노면에서 시트로 전달되는 진동을 차단하는 감응형 서스펜션을 적용해 마치 무중력 시트에 앉은 기분이다. 토요타 최초로 시트에 방진고무와 저반발 우레탄 소재 등을 적용했다. 2열의 편안함에 온통 신경을 집중한 모양이다. 한마디로 2열의 편안함은 동급 경쟁차와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 주행의 장단점은 분명해

그렇다면 직접 운전하는 것은 어떨까. 2열에서 내려 1열 운전석으로 옮겨 앉았다. 2열에서 느끼지 못했던 소음이 들려왔다. 특히 오르막길을 오를 때면 큰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짝 거친 숨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아무래도 무거운 차체를 자유롭게 끌려면 그만큼 엔진이 큰 힘을 써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가속이나 오르막길 등 힘이 더 필요할 경우 하이브리드 전기 모터가 가세해 소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미니밴 특유의 공명음은 들리지 않았다.

 

 

알파드는 2.5리터 직병렬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했다. 저속부터 꾸준히 토크를 발휘하는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바이폴라 니켈수소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 모터를 결합한 구조다.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24.4㎏·m를 발휘한다. 

 

엔진은 e-CVT(무단자동변속기)와 연결돼 주행 중 변속 충격은 느낄 수 없다. 국내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3.5㎞/L다.

 

핸들링과 주행 질감은 매끄러운 편이다. 핸들링이 묵직하고 정교해 깊은 커브길을 만나도 허둥대는 법이 없다. 다만 덩치가 크고 무게중심이 높은 미니밴이기 때문에 급한 가감속이나 과격한 핸들링은 금물이다. 

 

 

알파드는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전자식 사륜구동 이-포(e-Four)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포 사륜구동은 평상시 이륜구동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빗길이나 눈길 등 노면 상태가 불량하다고 판단되면 후륜 모터가 작동해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며 사륜구동으로 변신한다.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에 100 대 0부터 20 대 80까지 자동으로 동력을 배분한다. 덕분에 어떠한 험로 주행도 걱정이 없다.

 

주행 모드는 에코와 노멀 등 2가지를 제공한다. 승차감을 강조한 고급 미니밴인 만큼 역동적인 스포츠 모드는 지원하지 않는다. 이 밖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등 다양한 첨단 주행보조 기능을 제공해 주행에 안전과 편안함을 더한다.

 

 

# 화려한 인테리어

운전하면서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다. 시원한 크기에 직관적이며, 시인성도 뛰어나 운전하는 데 도움을 준다. 

 

2열에도 14인치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유튜브와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다양한 OTT를 이용할 수 있다. HDMI, 스마트폰 연결도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15개 스피커와 12채널 앰프로 구성된 JBL 프리미엄 오디오에서 들려주는 음향은 기대 이상이다. 아이들이나 가족을 태우고 장거리를 운전할 때 지루함을 덜어 줄 수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9920만 원이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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