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쏘렌토 HEV 경쟁자, 드디어 등장했다…파리지앵, 그랑 콜레오스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4-09-14 23: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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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의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국내 중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쏘렌토와 싼타페라는 절대 강자가 버틴 이 시장에서 그랑 콜레오스는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까.

 

부산 르노코리아 공장에서 통영, 거제까지 아름다운 해변도로 약 165㎞ 거리를 주행한 결과, 그랑 콜레오스만의 매력은 충분했다.

 

프랑스에서 온 ‘파리지앵’ 그랑 콜레오스는 아무래도 외관에서부터 유럽 태생의 느낌이 확연히 묻어났다. 유럽 특유의 실용적이면서 개성 있는 디자인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차량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패턴을 적용했다. 그릴 한 가운데는 신규 로장주(다이아몬드) 엠블럼 마크를 박았다.

 

개인적으로 그릴 어느 한쪽에 프랑스의 삼색기 디자인을 오마주한 액세서리를 적용했다면 파리지앵 느낌이 더 강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랑 콜레오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치열한 중형 SUV 시장에 진입했다. 쏘렌토와 싼타페라는 절대강자가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시장이다.

 

 

이들과 비교해서 그랑 콜레오스의 경쟁력 중 하나는 넉넉한 공간성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전장 4780mm, 전폭 1880mm, 전고 1705mm, 축간거리 2820mm의 차체 크기를 가졌다. 세 모델 중에서 축간거리가 가장 길다. 내부 공간이 그만큼 넉넉하게 확보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랑 콜레오스에 타보면 준대형 SUV처럼 공간이 충분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뒷좌석의 개방감과 공간성은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 

 

1열 운전석과 조수석에 키가 큰 성인이 타고 좌석을 뒤쪽으로 충분히 밀어낸 상태에서 2열에 탑승했는데도, 무릎과 앞좌석 사이에 주먹 한두 개 정도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트렁크도 널찍하다. 기본 용량 542리터를 확보했고, 2열을 모두 접을 경우 최대 2034리터까지 화물 공간이 늘어난다. 어지간한 자취방 짐 정도는 너끈하게 들어갈 수 있다. 

 

실내 공간을 확인한 뒤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을 켜고 저속으로 달리자 엔진음의 거의 들리지 않는다. 하이브리드지만, 도심에서 저속으로 주행할 땐 배터리만으로 달리도록 설계된 그랑 콜레오스의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다. 

 

E-테크 하이브리드는 회생 제동 에너지는 물론, 발전기를 돌려 적극적으로 전기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시승하면서 체험해 본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먹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연기관차의 대안으로 부상하던 전기차가 충전소 부족, 화재 등으로 급격히 성장 동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쏘렌토는 국내 시장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절대 강자다. 상반기 판매량 4만 9588대로 카니발(4만 4868대), 싼타페(3만 9765대)를 제치고 국내 판매 1위다.

 

여기에는 하이브리드가 톡톡히 기여했다. 쏘렌토의 올 상반기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3만 5360대로, 전체 판매의 71.3%에 달한다. 쏘렌토의 인기 비결엔 하이브리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하이브리드차는 엔진이 연료를 소비하면서 구동을 담당하고, 전기모터는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만 맡지만, E-테크 하이브리드는 전통 방식에 전기차 특유의 기능과 효율성을 접목했기 때문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출력 100kW의 구동 전기 모터, 출력 60kW의 고전압 스타트 모터 등 듀얼 모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덕분에 도심 주행이나 정체 구간에서는 상당 부분 기름을 아끼며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했다. 그랑 콜레오스의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당 15.7㎞다. 

 

고속 구간에 접어들어 속도를 높였다. 듀얼 모터 시스템과 결합된 4기통 1.5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의 파워를 체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동급 최고 수준인 245마력, 최대토크는 33.2kg·m에 달한다.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으면 차량이 부드럽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전기차처럼 급하게 속도를 높이지는 않지만, 가족을 태우고 편안한 승차감과 안전한 주행을 선호하는 가족 운전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승차감이다.

 

‘이렇게 큰 차를 1.5리터의 작은 엔진이 잘 감당할 수 있을까? 기름을 이렇게 적게 먹으면 경사로에서 힘은 부족하지 않을까?’ 시승 전 했던 생각은 기우였다.

 

어지간한 오르막길을 만나도 평지를 주행하듯 가쁨 숨 한번 내쉬지 않고 쉽게 올라갔다. 특히 추월하기 위해 속도를 내면 전기모터가 수시로 개입하며 부드럽게 속도를 올려줬다. 속도나 힘에 관해서 부족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르노가 기존에 판매했던 모델과 비교해 풍절음도 상당히 개선됐다. 그랑 콜레오스에 적용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덕분에 도로 소음이나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평일 도심에서 출퇴근을 하다가 주말에 가족과 나들이를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연비나 승차감, 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강점이 있는 차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날 시승을 모두 끝낸 뒤의 실제 연비는 리터당 16.4km를 기록했다.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친환경차 혜택을 적용해 3777만 원이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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