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블레이저·트래버스·타호·콜로라도’ 어떤 車 살까?
아웃도어에 특화된 쉐보레의 대표 선수 4대가 한자리에 모였다. 좀처럼 한데 어울리기 어려운 4대를 동시에 소환한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황폐해진 정신세계를 가다듬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젠 야외 레저활동에도 자유가 왔다. 거의 3년여 제대로 된 여가 활동을 즐기지 못했던 갈증은 이미 목까지 차오른 상태. 이에 자연 속으로 떠나기로 마음먹고, 세단보다 활용도가 높으면서 일상과 레저에 두루 이용할 수 있는 쉐보레 인기 SUV와 픽업트럭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아웃도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최근 트렌드 속에 특히 돋보이는 브랜드는 바로 쉐보레다. 1935년 세계 최초로 SUV를 탄생시킨 쉐보레는 유구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소형부터 초대형, 픽업트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RV를 선보여왔다.
특히 쉐보레 RV는 어반 라이프와 캠핑, 차박, 낚시, 트레일링 아웃도어까지 대자연을 벗 삼아 여가를 즐기는 정통 아메리칸 감성이 듬뿍 담겨 여가를 함께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시승 여행의 목적은 본격 시즌에 돌입한 ‘대왕문어’ 바다낚시다. 이를 위해 서울을 출발해 강원도 고성군 공현진항까지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 트래버스(Traverse), 타호(Tahoe), 콜로라도(Colorado)를 번갈아 타면서 서로 다른 매력을 만끽하기로 했다.
# 첫차로 최고 인기 ‘트레일블레이저’
처음 시승한 차는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다. 도심형 SUV를 표방하는 많은 소형 SUV들은 적재용량이나 활용도는 높지만, 오프로드나 험로 주행에는 약하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런 편견을 깨는 정통 SUV 본연의 DNA를 갖춘 모델이다. 험난한 강원도 아웃도어 여행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이 차는 포스코의 기가스틸(GIGA Steel) 22%를 포함, 뼈대의 78%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강성을 자랑한다. 특히 동급 유일의 전륜구동과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는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시스템을 지원한다. 작지만 뛰어난 험로 주파 능력까지 갖춰 다른 소형 SUV가 갈 수 없는 오지 캠핑이 가능하다.
공간 활용성도 동급 최강이다. 전장 4425mm, 전폭 1,810mm, 전고 1,660mm의 큰 차체를 가져 캠핑에도 문제없다. 특히 2열 시트를 평평하게 접으면 키 180cm가 넘는 성인도 편히 누울 수 있어 차박에도 문제없다.
강원도 고개를 쉽게 치고 올라가는 힘과 쉽고 부드러운 핸들링, 높은 연비 효율은 트레일블레이저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이다.
# ‘차박+캠핑’ 아메리칸 대형 SUV 트래버스
출시 당시 ‘슈퍼 SUV’라고도 불리기도 한 트래버스는 가족 고객이 선호하는 대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두 가족의 여행과 낚시 장비를 가득 싣고도 공간이 남을 정도다. 이 차의 전장은 5,200mm로 동급으로 구별되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교가 불가하며,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3,073mm로 가장 길다. 이런 압도적인 실내 덕분에 트래버스는 차박 특화 SUV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번 시승 여행에서 “아! SUV가 이렇게 편안할 수도 있구나.”라고 느낄 정도의 독보적인 편안함과 안정감, 핸들링을 보여줬다. 낚시가 끝난 뒤 시트를 눕혀 잠깐 쉴 때는 순식간에 잠이 들 정도의 안락함으로 운전자를 만족시켰다. 만약 가족을 위해 넓고 안락하고 안전한 대형 SUV를 찾는다면 꼭 트래버스를 선택지에 포함시키기를 권한다.
트래버스의 동력성능 역시 명불허전이다. 고성능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를 연결해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의 폭발적인 힘을 과시한다. 여기에 FWD(전륜구동), AWD(사륜구동) 모드를 상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를 기본 탑재했다. 웬만한 험로는 트래버스에게 위협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강원도 고개는 물론 모래길, 비포장길 등에서도 최고의 승차감과 기동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 최대 2.2톤의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끌 수 있는 히든 순정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를 적용한 것 역시 트래버스만의 장점이다.
# 클래스가 다른 액티비티 종결자 타호
짐을 많이 싣고, 가족을 많이 태울 수 있는 SUV는 많다. 그러나 타호에게는 타 SUV와 비교 불가한 매력이 있다. 바로 견인력이다. 지난해 tvN의 예능 ‘바퀴 달린 집 시즌 4’에서 타호는 거대한 트레일러하우스를 끌며 등장해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약 3톤의 달하는 집을 끄는 일은 다른 SUV에게 불가능하지만,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의 단단한 차체와 3.4톤에 달하는 견인력을 가진 타호에게는 쉬운 일이다.
이번 여행처럼 장거리 여행 겸 낚시를 떠나기 전에 가장 먼저 타협해야 하는 것은 적재공간에 맞게 짐을 싸는 일이다. 특히 동반자가 많으면 부피나 무게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물건들이 있다. 하지만 타호에겐 해당하지 않는 얘기다. 전장 5,350㎜, 전폭 2,060㎜, 전고 1,925㎜의 거대한 풀사이즈 차체에 광활한 적재공간을 갖춘 까닭이다. 3열 뒤쪽 기본 적재용량만 722리터이고, 시트를 접는다면 적재용량은 무려 3,480리터까지 늘어난다. 차박, 캠핑, 서핑보드 등에서 ‘아웃도어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유다.
타호는 단순하게 크기만 큰 차는 아니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를 발휘하는 6.2L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어떤 험로도 주파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췄다. 거기에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을 통해 고급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자랑한다. 어지간한 바닷가 모래사장이나, 강원도 계곡의 험로도 마치 매끄러운 포장길처럼 치고 나가는 매력덩어리다.
# 하늘을 보며 캠핑을? 수입 픽업트럭의 절대강자 콜로라도
아메리칸 정통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멀티플레이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린다. 이유는 화물이나 장비 적재가 용이한 픽업트럭 특성상 업무적으로 사용하기도 좋으며, 세련된 스타일과 편의성을 갖춰 일상생활, 거기에 레저활동까지 두루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정통 픽업트럭의 가장 큰 특징인 적재함을 이용한 캠핑이 가능하다. 특히 오픈된 적재함 공간에 텐트를 설치하는 방식은 오직 픽업트럭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지면과 떨어져 적재함 위에서 깔끔한 피칭이 가능하며, 야생동물의 접근과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별도의 평탄화 작업도 필요하지 않다. 더불어 루프탑 텐트나 트럭 캠퍼 모두 콜로라도에서는 가능하다.
콜로라도는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kg.m의 폭발적인 힘을 내는 3.6L V6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또 전자식 오토 트랙 액티브 4×4 사륜구동 시스템은 캠핑부터 험한 오프로드 주행까지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시승과 낚시를 겸한 이번 장거리 여행은 대성공이다. 쉐보레의 다양한 라인업을 한자리에서 비교 경험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고, 목표로 했던 대왕문어도 몇 마리 잡아 동료들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다.
고성=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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