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과 운전 중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는 도로 안전과 관련해 분명하게 금지돼 있다. 둘 다 극도로 위험하고 자칫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더할 것이 있는데, 바로 ‘졸음운전’이다. 졸음운전은 술을 마시지 않고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었더라도 운전자와 길 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큰 위험을 초래한다. 졸음운전을 하는 이유는 본인이 얼마나 피곤한지를 과소평가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최근 졸음운전에 관한 굉장히 우려스러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먼저 240km 길이의 고속도로 야간 주행 시뮬레이션을 만들었다. 시뮬레이션 참가자들은 운전을 더 빨리 끝낼수록,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들이 운전을 쉬고 낮잠을 자고, 간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32km마다 휴게소를 설치했다. 연구는 참가자들이 얼마나 자주 눈을 감는지 뿐만 아니라, 얼마나 피곤하다고 말하는지도 관찰했다.
연구 결과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참가자들이 극도로 졸리지 않는 한 휴식을 거의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우 나른하다고 말한 운전자도 4분의 3은 휴게소를 이용하지 않았다.
연구는 또한 운전자들이 얼마나 피곤한지에 대해 그동안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졸음을 느끼고 그들 스스로 약간의 졸음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75%가 ‘심하게 졸음’ 상태였다. 그리고 60초 중에 적어도 15초 동안 눈을 감은 운전자 중 25%는 실제로 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피곤함을 느낄 때도 운전을 계속하도록 자신을 몰아붙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졸렸는지 평가하는 것도 서툴렀다. 돈이 걸려 있었고, 실제 고속도로 주행은 아니었지만, 현실 세계였더라도 운전자들은 목적지까지 멈추지 않고 운전했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는 무서운 수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AAA는 모든 치명적인 충돌의 16~21%가 피곤한 운전자들과 관련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운전하는 동안 졸음이 오는 것은 위험한 이상 증상이며, 계속되는 운전으로 해결되거나 개선되지 않는다"라는 것이 재단의 회장인 데이비드 양(David Yang) 박사가 설명이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운전자들이 졸음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알아채도록 가르치고, 그들이 멈춰서 휴식한 뒤 안전하게 운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진은 운전 중에 피곤함을 느낀다면 운전자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피곤한 상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과거 피곤한 상태로 운전을 했다고 해도, 오늘 자신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경고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자주 휴식을 취하고, 커피나 낮잠을 위해 멈춰야 한다. 물론 속도를 늦출 수도 있지만, 나무나 가드레일에 부딪히는 것보다 살아서 조금 늦게 도착하는 것이 낫다. 아니면 평생 감수해야 할 더 나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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