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초보탈출 5년째, 운전이 조금 즐거워졌다

이다정 / 기사작성 : 2017-10-18 17: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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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에서 가장 운전면허를 따기 쉬운 나라 중 하나 대한민국. 2011년 운전면허시험 간소화 이후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운전면허 취득 관광 상품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나 역시 이 때 면허를 취득한 일명 ‘물면허’ 세대다. 너무 쉽게 면허를 취득한 터라 늘 불안했다. 운전 연수 후 작년에서야 비로소 운전대를 잡았지만, 아직까지 운전할 땐 즐거움보다 불안감이 앞선다.

때마침 BMW가 자동차 미디어를 대상으로 드라이빙 초보탈출기를 진행했다. 기본 운전법부터 돌발상황 대응법 등을 고루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BMW 드라이빙센터의 드라이빙 프로그램 중 ‘어드밴스드(advanced)’를 기반으로 구성한 행사다.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은 오프로드를 제외한 총 5개의 코스를 3시간 동안 즐길 수 있다.

먼저 40분 간 드라이빙 안전 및 이론 교육을 받았다. 올바른 스티어링 휠 파지법, 시트 포지션,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원리 등을 배웠다. 이날 교육을 담당한 최상헌 인스트럭터는 교육 중간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동차 제작 판매율 5위 , 사고율은 늘 1, 2위를 달린다”며 올바른 운전법 및 안전에 대해 강조했다.

BMW 330i


교육을 마치고 실질적인 드라이빙 강습을 위해 밖으로 나갔다. 이날 탄 차량은 지난 7월 국내에 출시된 330i M 스포츠 패키지다. BMW 내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기도 한 3시리즈는 기본기가 탄탄한 차라고 익히 들어왔다. 여기에 힘까지 더해졌다. 트윈파워 터보기술이 들어간 신형 엔진과 8단 스포츠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다. M 스포츠 패키지로 더해진 역동적인 감성은 덤.

멀티플 코스 , 실습에 앞서 인스트럭터가 시범을 보였다.


차량 내 비치된 무전기로 들리는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가장 먼저 슬라럼, 긴급제동을 연습하는 멀티플 코스로 향했다. 이 코스에서는 콘 사이를 이리 저리 피한 뒤 직선로에서 50km/h 속도로 달리다가 재빠르게 브레이크를 최대한 끝까지 밟는 연습을 반복했다. 자동차는 달리는 것만큼이나 서는 것도 중요한 법. 참가자 모두 인스트럭터로부터 ‘합격’을 받을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브레이크를 밟았다.

사진 속에 보이는 노란색 덮개 사이를 지나가는 순간 충격이 가해진다.


다음은 다이내믹 코스로 미끄러운 노면 위에서의 장애물 회피 및 킥 플레이트 체험을 하는 곳이다. 노면에 설치된 킥 플레이트가 자기장 원리를 이용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차량의 뒷바퀴를 강하게 쳐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의 상황으로 끌고 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닥에서 강한 물줄기가 올라와 장애물을 만들며 운전자를 ‘멘붕’에 빠뜨린다.

다이내믹 코스, 노면에 설치된 킥플레이트는 드라이빙 센터 내 손꼽히는 비싼 장비라고.


“퍽!” 킥 플레이트가 차량을 치는 힘은 생각보다 강했다. 왼쪽으로 충격이 가해지니 뒷바퀴가 오른쪽으로 미끄러지면서 차량이 왼쪽으로 크게 돌았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카운터스티어를 연습했다. 차량 왼쪽으로 충격이 가해질 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운전대를 차가 도는 반대 방향으로 살짝 틀었다. 그러자 차량은 잠시 휘청하더니 원래 자리를 찾아갔다.

써큘러 코스, 미끄러운 원 선회 노면 위를 속도를 내어 빙글빙글 달린다.


뒷바퀴에 가해지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써큘러 코스로 향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멀미를 부르는 구간’이다. 이 코스에서는 물이 흥건한 미끄러운 원 선회 노면 위를 빙글빙글 달리며 언더스티어, 오버스티어 발생 시 대처법을 배운다. 빠른 속도로 차를 몰아붙이면서 차량에 탑재돼 있는 차량 자세 제어 장치인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개입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한 명씩 돌아가며 원형 코스에 들어가 5바퀴씩 돌며 연습한다. 하지만 코스 위로 들어서자 갑자기 겁이나 10~20km/h 정도로 슬슬 달리자 인스트럭터가 무전기로 “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쉽게 뒤집히지 않는다. 더 밟으라”고 재촉한다. ‘에라 모르겠다’ 가속 페달을 더 밟았다. 튀어나갈 것 같던 차량은 DSC 덕분에 자세를 잡고 안정적으로 원형 구간을 돌았다. 원래 DSC를 끄고 차량을 제어하는 법도 배우지만, 이 날은 시간 관계상 생략했다.

트랙 주행 중인 차량


마지막으로 2.6km 길이의 트랙을 달렸다. 650m의 직진 및 코너링 구간으로 구성돼 있어 긴급 조향이나 제동 등 다양한 주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코스다. 맨 앞에서 인스트럭터가 라인을 설명하면 뒤따라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인스트럭터가 가속하는 시점, 브레이크를 밟는 시점 등을 무전기로 듣고 눈으로 확인하며 쉽게 따라할 수 있었다.

3시간 가량의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마치자 이전보다 운전이 조금은 더 즐거워졌다. 단 3시간 만에 초보탈출은 무리다. 하지만 초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운전의 즐거움을 얻어 가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더욱 초보뿐만 아니라 드라이빙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어드밴스드 프로그램 코스


이날 체험한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은 총 5개의 코스를 3시간 동안 즐길 수 있다. 클래스룸에서 40분 동안 교육을 받은 후 다목적 30분, 다이내믹 30분, 원선회 30분, 가속 및 제동, 핸들링 30분, 다시 클래스룸에서 20분 강의를 받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주중에만 운영한다.

이다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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