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충전기로 충전하면 현대기아 큰일 난다

thedrive / 기사작성 : 2023-07-01 05: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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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보급대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전기차의 단점도 많이 사라지고 종류, 가격, 품질 등 여러 부분에서 향상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전기차 보급대수가 약 1,500만 대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와 더불어 충전기 대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반인이 느끼는 가장 불편한 부분은 충전기를 쉽게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기차 보급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얼마나 쉽게 충전기에 접근하는지가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는 충전기에 대한 표준과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충전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차데모 방식과 AC 3상 방식, DC 콤보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은 만큼 위의 3가지 타입의 충전기를 모두 종합적으로 제품화하면서 대응해 왔다.
 
이런 충전 방식이 다른 이유는 자동차 회사가 각각 자사에 유리한 충전 타입을 적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및 충전기가 증가하면서 지역별로 다른 충전 타입으로 인한 불편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즉, 전기차 보급과 이에 따른 충전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충전 타입에 대한 통일성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휴대폰도 충전 케이블의 연결 방식이 최근에야 통일된 부분도 있고, 다른 스마트 제품 등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는 많다. 이에 따라 충전 타입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주도권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물론 전기차 충전은 3가지 타입이 최근 3년 전부터 하나로 정리되는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 회사가 다수 정리되면서 DC 콤보 방식 중 타입 1(CCS)이 통일화된 충전 타입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CCS 콤보 1의 충전 타입을 표준화 모델로 도입해 현재 국내 모든 충전기는 CCS 충전 방식이 일반화된 상황이다. 물론 테슬라 등 다른 충전 타입 전기차는 어댑터를 연결해 함께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충전 타입에 대변혁이 일고 있다.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사용하던 충전 타입인 NACS를 미국 전체로 통일하고 있는 것이다. GM과 포드 등은 아직 미국 내 급속충전기 보급이 미흡하다. 반면 테슬라는 슈퍼차저 덕분에 가장 많은 급속충전기를 보유한 상황이다.
 
테슬라 충전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포드는 테슬라 충전 방식을 합의했고, 이어서 GM까지 동조한 것이다. 여기에 스타트업인 리비안도 가세해 힘을 보태고 있다. 앞으로 스텔란티스까지 동조하면 이른바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빅 3'인 GM, 포드, 스텔란티스 모두가 테슬라 방식으로 통일화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 가장 힘을 쓰던 CCS 방식이 단번에 입장에 바뀐 상황이 된 것이다.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이와 다른 충전 타입을 사용하던 전기차 소유자는 젠더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고 제작사는 신차 제작에 테슬라 충전 타입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아직은 향후 추이를 봐야 한다. 특히 미국 정부의 충전기 보조금 문제도 눈여겨봐야 하는 상황이다.

NACS 방식의 장점은 어댑터와 케이블이 가볍고 작다는 것이다. 테슬라 충전 타입인 NACS 방식을 미국 전역에 도입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테슬라는 전기차는 물론 충전 타입도 주도권의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테슬라만의 충전 타입이 미국 제작사들의 지원에 힘입어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는 의미다. 이런 기반 조성되면 국제 사회에서 테슬라가 전기차와 충전기 모두를 아우를 기회가 생긴다.

둘째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유일하게 25%의 수익을 내는 엄청난 기업이다. 이를 무기로 테슬라는 최근 차량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반값 전기차' 구현의 선두주자로 뛰어들었다.

여기에 충전기 활용이 크게 늘면서 더욱 높은 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향후 테슬라 독주가 가능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반값 전기차'와 '반값 충전기'도 예상할 수 있고, 다른 기업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무료 충전 등 다양한 무기로 더욱 앞서갈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테슬라는 불편함도 커질 것이다. 계속 늘어나는 글로벌 '슈퍼 차저'의 알고리즘 및 충전 기기 관리도 큰일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충전 방식이 늘면 소프트웨어 제공 등 다양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런 각종 단점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는 가도 중요한 과제이다.
 
넷째 글로벌 시장 모두가 테슬라 충전 방식으로 바뀌는 가이다. 물론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이미 국가 표준화된 CCS 콤보 1은 그대로 진행하고, 충전기 수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물론 현대차와 기아차 등은 미국 판매 신차는 해당 충전 방식으로 바꿔야 하고 중국은 중국대로 각 국가에 맞추어 판매하면 되는 만큼 그렇게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테슬라 충전 방식 확대는 그리 좋은 사안은 아니다. 이미 전기차 혁신의 아이콘으로 '반값 전기차' 화두를 던지고 진행 중인 만큼 다른 가중 요소가 더해지면 현대차와 기아 등 글로벌 제작사 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시작인 만큼 글로벌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향후 전략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향방을 면밀하게 확인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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