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하얗게 피었다 목이 똑똑 부러져 떨어져도
나는 그게 꽃인 줄 몰랐다.
하늘이 노오랗게 미친 듯 개나리가 피어도
벚꽃이 우루루 눈처럼 쏟아져도
그게 꽃이던가?
나는 못 봤다.
창밖의 느티나무가
이제 잎을 틔우고 있다.
여리디 연한 연두색으로
그래, 그래야 봄이지.
잎이 피어야 봄이지.
꽃이 먼저 피는 건 반칙이지
반칙은 언제든 무효가 될 수 있다.봄인듯 겨울로 돌아간 게
어디 한 두번 이던가?
잎이 푸르러야 봄이지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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