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충전소에서 기물 파손 행위가 점점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도둑들은 구리를 얻기 위해 시애틀, 리노, 휴스턴, 미니애폴리스 등지에서 충전 케이블을 절단하고 있으며, 테슬라 슈퍼차저부터 지역 사업체, 심지어 개인 가정의 레벨 2 충전기까지 모든 충전기를 공격했다. 영상에 따르면 일부 도둑은 충전 케이블을 훔치기 위해 자동차와 연결돼 충전 중인 케이블을 잘라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전기차 충전 케이블을 자르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EV 충전기는 엄청난 양의 전기를 처리한다.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충전하려면 충전 케이블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많은 전력을 전송해야 한다. 포드는 F-150 라이트닝을 완전히 충전하면 일반적인 가정에서 3일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전력을 보내야 한다. 레벨 2 충전기는 이를 밤새 충전할 수 있다. 특별히 빠른 충전이 없더라도 DC 급속 충전기는 F-150 라이트닝의 131kWh 배터리 팩을 40분 이내에 80%까지 보충할 수 있도록 많은 전력을 공급한다. 따라서, 전기차 충전기의 전력량은 인간에 치명적인 수준이다. 전기차 충전 케이블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전력량 수준을 크게 초과한다고 볼 수 있다. EV 충전기에 ‘닳거나 손상된 코드를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50V 미만의 전압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레벨 2 충전기는 240V에서 작동한다. DC 고속 충전기는 ‘고전압’으로 간주되는 수준인 500V를 훨씬 넘어 최대 1,000V에서 작동할 수 있다. 전류도 위험 요인이다. 100mA 전류는 치명적인 심실 세동 및 호흡 정지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가정용 EV 충전기는 48A 전류를 사용할 수 있으며, DC 고속 충전기는 100A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 충전 중인 EV 충전 케이블을 절단하면 인간에게 치명적인 전력량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보려면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충전 케이블에는 전기가 흘러서는 안 되지만, EV 충전기의 오작동은 드문 일이 아니다. EV 충전 케이블을 자르는 것은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돈에 비해 엄청난 위험을 안겨준다.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구리의 공식 가격은 1파운드(약 0.45kg)당 4.56달러(약 6300원)이다. 중고 구리 판매업자들은 이런 공식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받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EV 충전 케이블에는 약 2.2파운드의 구리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공식 가격으로도 구리 가치는 10달러가 조금 넘을 뿐이다. 또, 구리를 제거하고 도난당한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면 가공이 필요하다. 운송비용도 들어갈 것이다. 이뿐 아니라 충전 케이블을 훔쳐 수익성을 높일 만큼 EV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도 않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