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매체가 화재로 악명 높은 8대의 차량을 선정했다. 이중 무려 3대가 한국 자동차다.
매체 ‘핫카(hotcars)’는 불타는 차를 선정하기에 앞서 “품질에 문제가 있는 차량을 원하는 사람은 없지만, 품질 문제도 기꺼이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있고, 참을 수 없는 수준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재규어랜드로버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는 시장에서 품질에 대한 신뢰가 그리 높은 차량은 아니지만, 여전히 재규어랜드로버 브랜드의 차량 중 많이 팔리는 모델로 꼽힌다.
비록 레인지로버의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 품질 문제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레인지로버를 불편하게 생각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차량에 불이 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차량 화재는 자동차를 파괴할 수도 있고 운전자에게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차량에 화재가 많다면 소비자는 이를 간과하면 안 된다.
매체는 “이번에 선정한 8대의 차량은 모두 불길에 휩싸인 사례가 많았다”면서 “불량 연료 시스템에서 배터리 문제까지 다양한 결함이 화재를 유발했다”라고 보도했다. 핫카가 지목한 8대의 ‘불타는 차’를 소개한다.
8위 = 폰티악 피에로
폰티악 피에로는 사전 경고 없이 화재가 나는 현상이 발생했던 차량이다. 이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했다.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1~2년 이내의 신차 400대 중 1대가 불탔다.
7위 = 현대차 투싼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자리 잡았지만, 브레이크액 누출 등 다양한 결함이 발목을 잡고 있다. 화재와 관련해 리콜을 진행하기도 했다. 매체는 “2021년 1월 ABS 결함으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생산한 65만 1000대 이상을 리콜했다”면서 “이로 인해 투싼은 특히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6위 = 기아 스팅어
기아도 불명예스러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 세단 스팅어는 자매 브랜드 현대차와 유사한 문제를 겪었다. 두 회사의 ABS는 같은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매체는 “기아는 리콜을 실시할 때까지 스팅어를 내부가 아닌 외부에 주차하도록 했다”면서 “비록 스팅어가 성능 대비 합리적인 선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화재 위험이 있다는 사실은 운전자들로 하여금 이 차와 거리를 두게 만든다”라고 보도했다.
5위 =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슈퍼카도 예외는 아니다. 아벤타도르가 연기에 휩싸이는 것을 보여주는 다수의 영상이 있다. 람보르기니는 아벤타도르 연료 시스템의 결함을 인정하고 2017년 리콜을 실시했다.
4위 = 현대차 코나EV
국내서 수십 번 불타오른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EV가 4위다. 전기차 코나는 비록 운전의 재미는 떨어지지만, 일부 운전자가 선호하는 차종으로 꼽혔다. 하지만 자동차 배터리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약 7만 5000대의 코나가 한국에서 리콜을 실시했고 배터리팩을 교체하고 있다. 매체는 “코나EV가 이제는 자연 발화를 방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3위 = 페라리 458 이탈리아
페라리 역시 품질로 유명한 회사는 아니다. 따라서 “458 차량에 불이 났다는 점이 알려졌어도 사람들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라는 것이 매체의 보도다. 문제는 자동차 뒷바퀴 아치에 사용한 접착제였다. 부적합한 접착제가 과열되면서 엔진이 화염에 휩싸였다. 페라리는 무료로 리콜을 실시했고 현재는 이 문제를 해결한 상태다.
2위 = 피스커 카르마EV
미국 전기차 제조사 피스커의 전기차 모델 카르마EV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고객 인도 초기에 화재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2년 화재 사고 당시 전기차는 매우 새로운 차종이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미루게 됐다. 피스커는 최근 대만 폭스콘과 함께 저렴한 전기차를 생산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1위 = 포드 핀토
1970년대 등장했던 소형차 포드 핀토는 자동차 설계상 충돌 시 연료탱크가 쉽게 파열될 수 있었다. 이 파열로 인해 전체 차량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포드 핀토가 화재로 악명 높은 차 1위를 차지한 건 실제로 이 차 때문에 무려 180여 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고객이 차량에서 산 채로 불에 탈 수 있다는 끔찍한 생각이 퍼지면서 핀토는 판매량이 급감했고 결국 단종 수순을 밟았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