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의 공장 철수를 고려중이라는 소식이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상트페테르부르그 공장은 기아 리오와 현대 솔라리스 등의 차량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발맞춰 지난 3월 가동을 중단했다.
자동차 전문지 카버즈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제조공장에서는 올해 8월에서 9월까지 단 한 대의 차량도 수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의 17,649대와 비교하면 암담한 실적이다. 작년에는 현대자동차 러시아 제조공장에서 판매된 차량만 377,612대로, 러시아 시장에서 23%의 지분을 차지하며 르노 다음으로 러시아 시장 지분율 3위를 차지했다.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움직임은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주, 닛산은 러시아에서 철수하며 모든 설비를 러시아 정부에 단돈 1유로(약 1400원)를 받고 팔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68,700만 달러(약 9,818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와 토요타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시설 가동을 중단했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마즈다 또한 시장 철수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폭스바겐도 공장을 처분할 방편을 물색중이라고 한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썰물처럼 러시아 시장에서 빠져나가며, 현대자동차도 다음 움직임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는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몇 년간 러시아 시장 투자에 심혈을 기울여 왔고, 그만큼 완전 철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 현대자동차에서는 러시아 시장에 2027년까지 6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2020년에 현대자동차는 러시아 세스트로레츠크의 옛 GM공장을 3500만 달러(약 500억원)에 매입했으며 상트페테르부르그의 공장에 대규모 개조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러시아 시장에서 생산 및 판매 실적 저조로 인해 45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는 아직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 철수할지, 또는 생산 설비를 재가동하는 위험을 무릎쓸 것인지 고민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새로 설립한 인도네시아 공장과 앞으로 설립 계획중인 미국의 전기차 공장들, 그리고 2030년까지 17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까지 더 많은 안정적인 장기 목표들이 산적해 있으므로 현명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더드라이브 / 윤지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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