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거대한 목표에 비하면 아직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 외신의 보도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최근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의 '전기차 야망'이 난관에 봉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들이 대담한 전동화 목표를 발표했지만, 아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에서 최고급 전기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오는 2030년까지 가능한 한 전기차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원대한 계획을 발표한 것은 폭스바겐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연구개발(R&D)에 업계 최고 수준의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성과는 신통찮다. 일단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에서 대형 플래그십 세단 EQS EV의 가격을 약 3만 3000달러(약 4420만 원) 인하했다. 시장을 오판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도 주요 트리니티 플래그십 전기차 프로젝트를 최소 2년 연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벤츠와 폭스바겐의 행보에 대해 매체는 "테슬라로부터 전기 자동차 왕관을 뺏어오려는 독일차 회사들이 실패로 방향을 틀었다"라고 평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차 업계는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공장, 소프트웨어 인프라 확장 등 차세대 전기차에 1000억 유로(약 139조 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이는 전기차 전환에 전례 없는 자금을 쓰고 있는 독일차에 대한 위험 신호일 수 있다.
마이클 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대담한 전기화 목표를 발표하고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꼬집었다.
악셀 슈미트 엑센추어 자동차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이들이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건 부정하기 어렵지만, 120년 된 하드웨어 제조사가 소프트웨어에 필요한 복잡성과 품질을 마스터할 수 있지는 확신이 없다"라고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베를린에 본사를 둔 자동차 산업 분석가인 마티아스 슈미트는 "독일차가 최근 약간 실수하는 것 같다"면서 "내재된 완벽주의는 오히려 최악의 적이 될 수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전기차 환경에서 혁신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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