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구입한 내 차가 알고 봤더니 침수차라면…

thedrive / 기사작성 : 2022-09-18 13: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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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항을 중심으로 태풍 ‘힌남노’가 거세게 지나가면서 크고 많은 피해를 입다. 사망자도 여러 명이고 재산상의 피해는 언급하기 힘들 정도다. 

이중 침수차가 1만 대에 이를 정도로 심각했다. 앞서 서울 강남역 침수 등 국지성 폭우로 인한 다수의 침수차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약 25,000대 정도의 침수차가 발생했고, 이 중 4,000대 정도가 수입차일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물론 앞으로 남은 가을 태풍 등 변수가 있다고 할 수 있어서 역대급 침수차 발생 연도로 기록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연간 발생하는 침수차는 약 5000~1만 대 정도이고, 이중 수입차는 10% 미만인 것이 일반적인 상황인데 올해 발생한 빈도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물론 약 11년 전 같은 우면산 사태, 강남역 침수로 인한 수입차 피해도 비슷해 보험사의 손해율이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침수로 인한 보험사의 손해율은 거의 3,000억 원을 넘고 이 중 수입차 비율은 1,500억 원 정도에 가깝다고 한다.
 
문제는 근본적인 침수 대책도 강구하고 있지만, 발생한 침수차의 중고차 시장 유입에 따른 소비자 부작용이다. 매년 이렇게 침수차가 발생하면 항상 등장하는 사안이 바로 중고차 시장의 침수차 유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역시 같은 우려로 인해 약 1~2개월 이후 침수차의 중고차 시장 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같은 선진국의 경우 이러한 침수차 판매는 근본적으로 제도적 차단도 되어 있지만 자정적으로 최소한의 윤리적 개념으로 시장 진출을 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우리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번 침수차 문제로 담당 부서인 국토교통부는 침수차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발표했다. 침수차를 판매한 업자 및 성능점검업체의 경우 징벌적 벌칙 조항이 신설되고 보험사의 전손처리 침수차에 대한 폐차 확인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어서 예전과 달리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몇 가지 측면에서 사각지대가 많고 구멍이 큰 만큼 더욱 체계적이고 촘촘한 정책적 고민을 해야 한다.
  
우선 침수차 판매에 대한 업체의 원 스트라이트 아웃제는 의미가 크나, 시장에서의 침수차 판매도 문제이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잘 보상해 주는 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보다 약 20년 정도 앞서서 글로벌 시장에서 알아주는 일본의 중고차 전문가들도 성능점검을 하다가 실수로 침수차 등을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전문가들도 흔적을 지우고 시장에 나온 침수차에 대한 진단 실수도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하는 만큼 실수를 얼마나 빨리 인정하고 소비자에게 환불이나 보상을 제대로 해주는 가가 중요하다. 

정부도 무작정 침수차를 판매했다고 처벌하기보다는 과정을 인지하고 얼마나 제대로 소비자에게 보상을 해주었는가를 점검하여 처리하라는 것이다. 한 가지 방법으로 성능점검기관의 보상 명부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현재 성능점검기관 중 제대로 된 보상 명부를 가진 기관은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만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기관은 항상 소비자에게 제대로 하여 보상 명부가 전혀 없다는 언급은 거짓일 만큼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도 항상 보상 명부는 있다고 할 수 있다. 보상을 안 해주거나 적당히 무마 내지는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정부의 정책은 공포감을 조성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침수차가 당장 중요하게 보이겠지만 더욱 큰 문제는 중고차 시장에서의 허위 미끼매물, 위장 당사자 거래, 품질보증 미이행 등이다. 침수차는 이중 해당되는 문제 중의 하나일뿐 전부가 아니다. 정부가 침수차에 초점을 맞추어 발표를 했으나, 근본적으로 우리 시장에서는 후진적이고 낙후된 중고차 거래 문화로 매년 소비자 피해가 큰 만큼 근본적인 대처 방법을 보태라는 것이다. 모든 대처 방법 중 침수차는 그중의 일환인 만큼 전체적인 정책적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로 당사자 거래의 문제점이다. 이는 국토교통부 자문을 하면서 여러 번 언급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선진 시장과 달리 개인 거래인 당사자 거래와 사업체에서 중고차를 구입하는 사업자 거래가 비슷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즉 사업자 거래와 당사자 거래의 비율은 약 6 대 4 정도이다. 구체적으로 약 35%가 당사자 거래라는 것이다. 

당사자 거래는 개인 거래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보증이나 문제 발생 시 개입을 할 수 없는 영역이어서 심각한 문제가 이 영역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침수차 문제는 물론 허위 미끼매물 등도 모두 당사자 거래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위장 딜러가 개인 거래에 유입되어 수수료만 받고 사라지는 것이고 문제 발생 시 개인이 알아서 소송도 하고 문제 해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장 딜러는 당연히 세금도 내지 않고 숨어있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인터넷 등에 올라온 매물 중 상당수가 개인 매물을 올려 위장 딜러가 개입된 매물도 많아서 당연히 소비자 피해도 많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사업자 거래가 전체의 95% 이상일 정도로 대부분의 중고차 거래 시 당사자 거래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 실제로 당사자 거래는 친구 차량이나 자식에게 주는 차량, 옆집 차량 등 주변에 알고 있는 차량 거래를 지칭한다. 아무도 모르는 매물을 믿고 산다는 측면은 풀질과 가격적인 측면에서 위험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이번 정책 발표에서 언급한 당사자 거래의 위험성을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모든 문제의 대부분이 당사자 거래에서 발생하는 만큼 국토교통부가 당사자 거래의 위험성을 공지하고 사업자 거래를 통한 거래 홍보를 대국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하라는 것이다. 특히 모범적인 거래 사업자에게 포상 등 다양한 진흥책도 필요할 것이다. 
  
사업자 거래를 해야지만 성능점검기록부와 법정 품질보증서를 받아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으나, 당사자 거래는 완전히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부에서 진행하는 법정 품질보증은 1개월, 2,000Km라고 하여 매우 적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중고차 구입 시 문제 발생은 1개월 이내에 90% 정도가 발생하는 만큼 이렇게 기한을 정한 이유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우리만 진행하는 중고차 품질보증 제도인 만큼 제대로 운영한다면 가장 훌륭한 제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국토교통부 유일의 인증 자격증인 자동차 진단평가사를 활용해 객관적인 가격산정 및 평가를 활용하면 더욱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 확실 시 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 진단평가사’는 약 8,000명 정도가 양산돼 있고 각 대학에서도 민간 자격증 중 가장 신뢰성 높은 자격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향후 국가 자격증으로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진단업’이라는 자동차 관리사업으로 추가 진행된다면 더욱 대표적인 영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역시 침수차 등도 이러한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의 활용이 중요하다.   

넷째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는 보험사고 이력정보인 ‘카히스토리’의 세밀한 정리와 활용이다. 카히스토리는 중고차 구입 시 가장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정보 이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세밀한 정보보다는 느슨한 그물망이라 할 수 있는 정도다. 국토교통부가 나서서 더욱 촘촘한 보험사고 이력정보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이번 침수차의 기록의 의무화는 물론 보험처리 시 보험 비용에 대한 세밀한 기록이 필요하다. 현재의 보험 비용은 액수는 있지만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다. 즉 사용액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기재해 하나하나 확인한다면 중고차 구입에서 가장 최고의 정보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500만 원 보험처리가 되어 있을 경우 도어나 엔진 보닛 교체 비용이 될 수도 있고 수입차의 경우 단순한 수리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도 있는 만큼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침수차 여부를 비롯해 지금부터라도 의무 기록을 구축하면 향후 5년 정도 지나면 모든 중고차 거래 시 중요한 핵심적인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보험사고 이력정보의 업그레이드도 약 2~3개월 간격인 만큼 촘촘하게 간격을 줄인다면 중간에 발생하는 미기재 보험 차량도 확인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사고이력정보와 정비 이력정보 및 검사이력정보가 모두 전산화되어 있는 만큼 모두를 아우르는 융합적인 정보망을 구축한다면 더욱 신뢰성 높은 정보제공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성능점검 기관의 보상 명부 확인, 사고차의 정의를 통한 딜러와 소비자의 분쟁 최소화 등 다양한 정리를 통하여 국토교통부가 할 일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상기 내용은 이번 국토교통부의 발표에서 빠진 내용인 만큼 앞으로 더욱 촘촘하게 정책을 구축하여 진행한다면 중고차 시장에서의 선진화는 활성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국토교통부의 적극적인 역할에 박수를 보낸다.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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